국민일보
고유정 현 남편 “경찰이 고유정 아들 죽였다고 설명”
입력 : 2019-07-24 17:16/수정 : 2019-07-24 17:58
제주도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구속기소)의 현 남편 홍모씨(37)는 “경찰은 고유정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홍씨는 24일 오후 충북 청주상당경찰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경찰은 지난 6월 3일 조사 당시 제게 직접 고유정이 자신의 아들을 어떻게 죽였는지 방법까지 설명해 줬다”며 “당시 녹화된 영상자료를 공개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경찰이 고유정을 돕는 조력자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경찰과 다툴 이유도 없고 단지 아이가 사망한 진실을 알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홍씨는 또 “경찰의 초동 수사가 잘 됐으면 전 남편은 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확실하다”며 “국민들이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는 청주 자신의 집에서도 “누가 보더라도 고유정이 아들을 살해했다는 정황이 많은데도 경찰은 고유정을 이 사건에서 왠지 빼주고 싶어하는 느낌이 든다”며 “아이를 잃어버린 아빠의 마음을 헤아려서 슬퍼할 시간을, 그런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수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당시 타살, 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하면서 단독범, 공범 등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기법 상 현 남편에게 당신이 아들 사망에 관련이 없다고 한다면 고유정이 아들을 죽였다고도 볼 수 있지 않느냐”며 “여러가지 범행 가능 형태를 질문하고 대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고유정 의붓아들 B군(4)에 대한 부검결과를 일부 공개했다. 충북지방경찰청은 브리핑을 갖고 “B군은 신체 자국 등을 봤을 때 엎드린 상태로 얼굴과 몸통이 전체적으로 10분 이상 강한 압박을 받아 사망한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5월 1일 국립과학수사원의 정밀 부검 결과에서 특정 부위가 아니고 몸 전체적으로 눌렸을 가능성이 있다. 사망 추정시간 3월 2일 오전 5시 전후가 될 것 같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했다.
또 “처음부터 단순 질식사로 결론내린 적 없다”며 “타실이나 과실치사를 두고 신중하게 세밀하게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B군의 몸에서 발견된 일혈점(붉고 조그만 점)은 질식사 시신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며 타살의 증거로 단정 짓기 어렵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목 부분에 멍 자국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B군이 사망한 뒤 시반이 형성되면서 생긴 것으로 부검 결과에서 경부 압박이나 폭행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고유정과 현 남편은 본인들에게 유리한 점만 진술하는 상태라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로선 둘 다 수사 대상자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B군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10분쯤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당시 B군은 의식과 호흡, 맥박이 모두 없던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군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소견을 내놨다. 정확한 사인은 특정되지 않았고 특이 약물이나 독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살인 및 사체손괴·은닉 3가지 혐의로 고유정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범행 동기와 시신 유기 장소 등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자 수사기간을 연장하면서 보강수사를 벌였지만 결국 시신을 찾지 못한 채 재판에 넘겼다.
청주=글 사진 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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