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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뉴스] "그만 찍겠다"하자 돌변한 그들…"처벌해주세요"
기사입력2019.02.08 오후 8:35
최종수정2019.02.09 오전 10:36
[뉴스데스크]◀ 앵커 ▶
길에서 유인한 여성들을 술자리로 데려간 뒤, 이른바 '헌팅방송'을 통해서 여성들의 신체를 마구 노출시키는 개인 인터넷 방송의 실태, 얼마전에 전해드렸는데요.
온라인에 무차별적으로 유포된 영상 때문에 '2차 피해'를 입었다는 제보가 보도 이후에 쏟아졌습니다.
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는 지 이기주 기자가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 리포트 ▶
순간의 유혹에 넘어가 '헌팅방송'에 찍힌 여성들은 방송 이후에도 악몽에 시달립니다.
자신의 노출된 신체 영상이 온라인을 떠도는 통에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는 겁니다.
최근 보도된 영상에 나왔다는 김모 씨.
작년 11월, 술에 취해 서울 홍대 인근을 지나다 인터넷방송 출연 제의를 받았습니다.
[김 모 씨/'헌팅방송' 피해 여성]
"그 날 처음 만났던 거예요. 길 가다가 지나가다가…취하기도 했고요."
무작정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술집의 밀폐된 방.
사방이 막힌 작은 방에서 별다른 설명도 없이 노출 방송 촬영이 시작됐습니다.
촬영물이 마구 유포되는 것 아니냐고 물으면 진행자인 BJ는 욕설과 함께 불같이 화를 내 도망갈 엄두도 못 냈다고 합니다.
"(BJ가 욕을) 저 XX! XXXX가! 표정 엄청 안 좋아지고… 공포스러웠어요. 엄청 무서웠어요."
BJ는 노출 수위를 높여가며 끊임없이 신체 접촉을 요구했지만, 강압적인 분위기 탓에 위기를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주문에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제로 하려고 하면 어쩌지'도 싶고요. 제가 계속 '하기 싫다'고 '못 하겠다'고 그랬는데, 가만히 있으면 (집에) 보내준다고 하니까요."
부산에서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는 박모 씨.
'녹화와 화면캡처가 불가능하다'는 BJ의 말에 속아 헌팅방송에서 술먹기 게임을 하다 기억이 끊길 정도로 취했습니다.
[박 모 씨/ '헌팅방송' 피해 여성]
"아예 기억이 없어요. 영상 보고 알았어요. 계속 술을 먹이더라고요."
정신을 차려보니 BJ는 만취상태였던 자신을 모텔로 데려가, 휴대전화로 촬영까지 했습니다.
"제거 찍은거 있더라고요. 동영상 자기만 보려고 찍었다고 처음에 그렇게 얘기해서, 지우라고 해서 지웠고…"
혼자 속앓이를 해오던 피해 여성들은 최근 보도 이후, BJ와 영상 유포자들을 경찰에 수사의뢰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막을 수 없는 2차 피해는 혹독하기만 합니다.
"하루 종일 너무 불안해서 계속 그런 사이트만 찾아보고 있어요. 온몸이 다 떨리고 아무것도 못하겠고…"
"누가 그거 보면 저 진짜 죽을거 같아요. 그게 제일 무서워요. 살려주세요."
경찰은 BJ와 영상 유포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여성들의 피해 영상 삭제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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