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무렵이었다.
버스에 막 오르려고 손잡이를 잡으려 순간
뒤에 있던 누군가가 밀치면서 앞질러 올라탄다.
너무도 잽싼 그리고 비상식적인
그런 뜻밖의 행동은
아 ㅡ 소리와 함께
황당함이 되어
잠시 잠깐 나를 멍함으로 붙들어 맸다.
그의 전투적인 행동은
앉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함이었던 같다.
그러나
오히려 그 기회는
조용히 뒤따라 오르던 나에게 왔다.
그는 마치 먹이감을 찾듯
매의 눈으로 빈자리를 찾아 쏜살같이 안쪽으로 달려들어 가고....
난 어쩔 수없이 조용히 뒤따라 오르는 수밖에.
그러나 빈자리는 내몫으로 내게 왔다.
버스 마지막 계단을 막 올라서는데
앞문 쪽 맨 앞좌석에 앉아있던 졸던 사람을
그의 동행인은 황급히 손을 잡아끌고 내리는 바람에....
그래서
막 앉으려는데
누군가 투덜대는 소리가 내 귓전을 스친다.
해서 뒤를 돌아보니
조금 전 그 전투적인 젊은 친구였고
그는 이미 뒷모습을 보인다.
오죽했으면 하고
여기 앉으라고 부르려는데
그는 또다시 투덜대며 황급히 안쪽으로 움직인다.
그는 그후에도 몇차례 종횡무진 움직였지만
몇 정거장을 가는 동안 내내 서서 갔었다.
적어도 내가 하차하기 전까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던 사건이었다.
그리고 작은 깨달음까지 주는...
만약에
밀치며 무리하게 새치기까지 하지 않고
순리대로 순서를 지키면서
버스에 차분히 올라 탔었더라면
그 빈자리는
아마도 그의 차지가 되었을 것이라 본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이고 하늘의 이치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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