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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타격은 美대학가에도..유학생 줄어 '재정난'
박승희 기자 입력 2018.01.03. 16:10 댓글 159
무디스 "유동적인 이민정책에 유학생 불확실성 증가"
외국인 유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미국 대학 다수가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출처=NYT 갈무리) © News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외국인 유학생 유치로 부족한 교육 재정을 메우던 미국 대학교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반(反)이민 정책의 또 다른 희생자로 꼽혔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은 미국국제교육기관(IEI)이 미 전역의 500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올해 가을학기에 등록한 외국인 유학생의 비율이 지난해 대비 7% 감소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유학생 감소로 미 중서부 지역 공립대학이 특히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학은 유학생의 학비에 크게 의존해왔다.
센트럴 미주리 대학교 관계자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학비로 일반 학생의 2배 가량인 6445달러를 납부한다. 이들이 줄어들면서 학비 수입이 1400만달러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이 대학이 올해 유치한 외국인 유학생 수는 944명.
지난해 1500여명과 비교하면 약 40% 줄어든 수준이다.
학교 측은 허리띠를 졸라매 운영비 부족을 만회하고자 격주로 발행하던 교내 신문을 온라인으로만 제공하기로 했다.
인쇄비 3만5000달러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다른 학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캔자스주 맨해튼 주립대학도 일부 수업을 폐강하고 인원을 감축했다. 오하이호주 라이트 스테이트 대학교는 최근 국내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교내 수영팀을 해체하고 교수진도 해고했다.
유학생 수의 급감으로 미 대학의 재정난이 악화되자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미국 고등교육 부문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한 대학교일수록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며 "유학생 등록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이유는 유동적인 이민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학 관계자들도 트럼프 정부의 이민자들에 대한 시선이 해외 유학생들의 유입을 막는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영어권 국가와의 경쟁과 주요 고객층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라질, 인도 등의 경제 상황도 유학생 감소의 원인이 되겠지만 정부의 반이민 정책 기조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
매튜 윌슨 애크론 대학 학장은 "인도 출신 유학생들이 200명 가까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비자 신청이 굉장히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통해 아랍권 중심 7개국적자를 대상으로 미국 비자 발급을 제한했다. 비자 취득 요건도 강화해 유학생의 졸업 후 미국 체류도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이 유학 대상국으로서 미국의 매력을 반감시킨다고 NYT는 풀이했다.
한 대학 교수는 "미국 대학교들이 홍보하는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이는 우리 지역만의 위기가 아니라 국가적인 비상사태"라고 경고했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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