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전복된 배 '에어포켓'서 90분 버틴 기적의 생존자들
정은혜 입력 2017.12.03. 20:07 수정 2017.12.03. 20:11
3일 오전 6시9분께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9.77t급 낚싯배가 336t급 급유선과 충돌, 전복돼 선원과 낚시객 등 총 22명 중 20명이 구조됐으나 현재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인천해양경찰청 제공]
인천 해상에서 22명을 태운 낚시 어선이 급유선에 부딪혀 순식간에 전복된 가운데 배 안에 갇혀 있던 낚시객 3명이 에어포켓에서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오전 6시 9분 인천시 영흥도 앞바다에서 낚시 어선 선창1호가 급유선 명진15호(336t급)와 충돌하면서 낚싯배에 타고 있던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순식간에 배가 뒤집히면서 선실 내에 있던 낚시객 11명은 뒤집힌 배에서 탈출하지 못한 채 숨졌다. 또다른 사망자 2명은 바다에서 표류하다 숨졌고 2명은 실종상태다.
다른 7명은 천신만고 끝에 생명을 건졌다.
3명은 선실 밖에 있다가 바다에 떨어진 뒤 10~15분 만에 급유선 선원들에게 구조됐다. 배에 갇혀 있던 4명 중 1명은 깨진 창문을 통해 자력으로 빠져나온 뒤 급유선 선원에게 구조됐다.
3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 사고 배 내부. 사고 당시 충격으로 배내부의 구조물이 상당부분 파손돼 있다. [사진 인천해양경찰청 제공]
다른 3명은 뒤집힌 배 안에 갇혔지만 에어포켓에서 1시간 30분 간 버티다 해경에게 구조됐다. 에어포켓은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 물에 잠기지 않아 공기층이 형성돼 있는 곳을 말한다. 에어포켓은 선창1호 내부 조타실에 형성돼 있었다. 다행히 잠수 구조대가 늦지 않게 도착해 간신히 버티던 이들을 구해냈다.
해경 관계자는 “선창1호가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이어서 충돌 후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일부는 수면에 떠 있었다”며 “잠수능력이 있는 인천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한 뒤 에어포켓에서 버티던 생존자 3명을 구조했다”고 말했다.
해경 구조대원이 3일 낚싯배 전복 사고가 발생한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인천해양경찰청 제공]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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