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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 김건희 여사 논문 논란에.."'Yuji' 논문은 국민대의 수치 아니겠나"

일산백송 2022. 8. 9. 08:36

서민 교수, 김건희 여사 논문 논란에.."'Yuji' 논문은 국민대의 수치 아니겠나"

권준영 입력 2022. 08. 08. 19:06 
서민 교수,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 언급하며.."다른 학자들이 쓴 부분 갖다 붙여 인용"
"문대성처럼 결과까지 그대로 베낀 거야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기존에 없던 지식 창출했다면 그건 좀 달리 봐야하지 않나"
"김 여사 논문 편들기 위한 거라 오해하시는 분 계실 텐데..국민대 논문, 당장 취소하는 게 학교 명예를 위해 좋다고 생각"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와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합뉴스>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학위 논문과 관련된 논란을 두고, "2012년의 문대성처럼 결과와 고찰까지 그대로 베낀 거야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기존에 없던 지식을 창출했다면 그건 좀 달리 봐야하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민 교수는 8일 자신의 블로그에 장문의 글을 올려 "전 다른 학자들도 저처럼 생각하는 분이 많을 거라고 본다. 그런데도 아무도 이런 말을 안 하는 건, 표절을 옹호한다는 딱지가 붙을까 봐 그러는 거 아닐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교수는 "이 글이 혹시 김건희 여사 논문을 편들기 위한 거라 오해하시는 분이 계실 텐데, 전 김건희 여사의 국민대 논문은 당장 취소하는 게 학교 명예를 위해 좋다고 생각한다"며 "논문을 읽어본 건 아니지만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라고 제목에 박혀있는 논문이 존재한다는 건 국민대의 수치가 아니겠나. 이걸 고쳐주지 않고 넘어간 지도교수 & 심사위원들도 다 국민대 소속일 텐데, 이참에 반성 좀 하시면 좋겠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저한테 이렇게 묻는 이들이 제법 있었다. 서민 이 자식은 조국 때는 그렇게 난리치더니, 김건희 여사 논문에는 왜 아닥해? 조국한테 한 만큼 욕하는 게 맞지 않아? 우리나라에서 입시비리와 논문 표절은 좀 다르다"며 "전자는 감옥에 가야 하는 범죄인 반면, 논문 표절은 윤리적인 문제"라고 했다.

이어 "정도에 따라 교수직을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교수가 논문 표절이 드러난 후에도 교수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 둘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라면서 "이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논문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결과와 고찰이다. 여기에 something new, 그러니까 새로운 지식을 창출했다면 서론과 방법에서 타인의 것을 베낀다 해도 논문으로 인정받는다"고 현 교육계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제 석사학위 논문이 딱 그렇다. 당시 저희 학교에 전자현미경이 있었기에, 그 장비로 기생충을 촬영해 논문을 쓴 분이 제법 있었다. 저는 우리가 찾아내 신종으로 등록한 참굴큰입흡충을 전자현미경으로 찍어서 논문을 냈다"며 "새로운 기생충을 찍은 것이니 '새로운 지식의 창출'에는 포함되지만, 그 방법은 이전부터 하던 구태의연한 것이었다"고 자신의 석사학위 논문을 언급했다.

서 교수는 "전자현미경 찍는 방법이 해마다 달라지는 건 아니니, 전 선배 학자가 쓴 논문에서 '재료 및 방법'을 대거 참조했다. 학위논문에서 가장 쓰기 어려운 고찰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며 "전자현미경으로 실험한 다른 학자들이 쓴 부분을 갖다 붙였다. '이 사람의 논문을 인용했다'는 표시만 한다면, 아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대가 변했다. 이제는 한 문장에서 단어 대여섯개가 연속으로 같으면 '표절' 1회로 등록된다. 이 기준대로라면 제가 썼던 논문의 재료 및 방법은 심각한 표절로 나올 것"이라며 "고찰도 마찬가지다. A라는 외국 학자가 논문을 쓴다. 한국학자 B가 그 논문을 읽고 우리말로 번역해 자기 논문에 인용한다. 그 후 관련 논문을 쓰는 한국학자 C는 어떻게 해야 할까. 쉽게 검색이 되는 B의 논문을 그대로 쓰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A의 외국논문을 찾아서 자기 식대로 번역해 논문에 인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외국논문 중 일부는 구하기가 어렵고, 유료인 경우도 제법 있다. 학술지, 특히 SCI 학술지에 게재하는 경우라면 돈을 들여서라도 A가 쓴 논문을 찾아 인용하겠지만, 기껏해야 학교와 국회도서관에나 보관하는 학위논문에 누가 그리 신경을 쓰겠나"라면서 "그러다보니 원문을 찾아 인용하기보단, 선배 학자인 B가 인용한 걸 재인용하면서 참고문헌에는 'A의 논문을 인용했다'라고 쓰는 걸 선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끝으로 서 교수는 "이건 '여섯 문장 이상 같으면 표절'이란 기준에 딱 걸린다. 그냥 학위가 필요해 논문을 쓰는 사람은 물론이고, 학계에서 일하는 사람도 표절에 양성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이걸 잘 알기에 대학에서 조사할 때 '표절로 볼 수 없다'는 판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조사하는 사람 본인도 표절서 자유롭지 못하는데, 이걸 어찌 표절 딱지를 붙이겠나. 그래서 전 이렇게 주장한다. 연식이 된 사람 중 표절을 안 해본 사람은, 논문을 한 번도 안 쓴 사람이다. 저는 지금, 표절에 대한 기준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대학교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이하 '교수들')은 전날 낸 성명문에서 "국민대가 취한 그간의 과정과 이달 1일 발표한 재조사 결과에 깊은 자괴감을 느끼며 국민대 학생과 동문들에게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교수들은 "국민대의 이번 발표는 김건희씨 논문에 대한 일반 교수들의 학문적 견해와 국민의 일반적 상식에 크게 벗어난다"며 "70여년 간 국민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던 교수들의 노력과 희생에 먹칠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국민대는 김씨 논문 조사와 관련된 모든 위원회의 구성과 회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국민적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조사 과정과 결과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대 총장과 교수회에도 학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교수들은 이번 주 국민대 교수들을 상대로 논문 표절 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을 조사할 방침이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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