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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야기

"어쩌다 이렇게 큰 피해가"..이천 관고동 상가 병원건물 화재에 주민들 탄식

일산백송 2022. 8. 5. 16:56

"어쩌다 이렇게 큰 피해가"..이천 관고동 상가 병원건물 화재에 주민들 탄식

변근아 입력 2022. 08. 05. 16:37 

기사내용 요약
건물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된 듯...당시 철거 작업 중
경찰 총 70명 규모 투입해 화재 원인·건물 안전관리 등 수사

[이천=뉴시스] 김종택기자 = 5일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한 병원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마친 뒤 화재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2022.08.05. jtk@newsis.com


[이천=뉴시스]변근아 기자 = "불은 금방 끈 것 같은데 어쩌다 이런 큰 사고가 났는지…참으로 안타까워요"

5일 경기 이천 관고동 상가 병원건물 불이 나 5명이 사망한 가운에 현장 주민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날 오후 경기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 앞. 경찰과 소방이 현장 부근을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은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건물을 살펴보고 있었다.

불이 난 건물은 크게 불에 그을린 모습은 없었으나, 내부의 탄 냄새가 주변으로 계속 번져나가고 있었다.

이를 보던 주민들은 "어쩌다 이렇게 큰불이 났냐", "돌아가신 분이 저렇게 많아서 어쩌냐" 등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 했다.

한 주민은 건물 내부가 복잡해서 사고가 크게 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주민 추모(66)씨는 "오래된 건물은 아니지만, 해당 건물 2층 등 자주 오가는데 출입할 때 입구부터 복도가 복잡하게 돼 있다"면서 "2층 찾으려다가 3, 4층까지 올라갔다 내려온 적도 있었다"고 했다.

투석받는 날이 아님에도 불이 났다는 소식에 현장을 방문한 환자도 있었다. 해당 병원에 20년째 다니고 있다는 강모(60)씨는 "오늘은 병원 오는 날이 아닌데 뉴스를 보고 왔다"면서 "고령 어르신 환자 중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계시는데 오전 투석을 받다 사고를 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불은 오전 10시17분께 시작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인력 110명과 장비 40대 등을 동원해 1시간10여분 만인 11시29분께 불을 모두 껐으나, 이 과정에서 5명이 사망했다.

사망자는 병원에 있던 50대 간호사 1명과 투석 받던 환자 4명 등 총 5명이다. 투석을 받고 있던 환자들은 60대 1명, 70대 1명, 80대 2명 등으로 대부분 고령이었다.

[이천=뉴시스] 김종택기자 = 5일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한 병원 건물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건물 내 병원의 환자, 간호사 등 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2022.08.05. jtk@newsis.com


사망자 외에도 44명이 연기흡입 등으로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이 중 3명은 중상으로 치료받고 있다.

불이 크게 번지지는 않았으나 인명피해가 큰 원인은 4층 병원 현장에서 신속한 이동이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4층 규모의 학산빌딩으로, 병원은 건물 꼭대기 층인 4층에 위치해 있었다.

해당 병원은 투석전문 병원으로 불이 났을 당시 내부에는 환자 33명과 의료진 13명 등 총 46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불은 병원 바로 아래층인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당시 스크린골프장에서는 작업자 3명이 철거 작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천장에서 불꽃이 튀며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이 나왔다.

불은 건물 내부를 태우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다량의 연기가 건물 내 배관을 타고 건물 4층으로 번졌다.

문제는 당시 병원에 투석환자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투석 도중 급하게 이동이 불가능하다 보니 환자와 간호사 모두 대피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숨진 간호사 1명 역시 환자들의 대피를 끝까지 돕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연기가 서서히 차들어와서 대피할 시간이 있었으나 투석 환자들이 있다 보니 간호사와 환자들 모두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간호사들도 연기가 차고 있었음에도 환자들 이동을 도우려 하는 등 최대한 환자들의 안전을 도모하려고 남아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이 이날 오후1시25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내부 인명검색을 진행한 결과 추가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천=뉴시스] 김종택기자 = 5일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한 병원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마친 뒤 화재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2022.08.05. jtk@newsis.com


경찰은 이번 화재 관련 노규호 수사부장이 팀장을 맡는 70여 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한 상태다.

수사팀은 이날 오후 3시부터 불이 난 건물에서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경찰 화재전문팀 4명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3명, 소방당국 측 4명 등 11명이 감식인력으로 투입됐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원인과 건물 안전관리 전반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사망자 유족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지원도 함께하기로 했다.

한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후 현장을 방문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바로 왔다. 신속하게 화재진압과 구조작업을 했지만 다섯 분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 여러분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중상자와 경상자들도 빠른 회복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현장을 찾아 철저한 원인 조사와 함께 사상자·유가족 지원에 만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이 장관은 "갑작스러운 화재로 인해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명을 달리한 피해자와 가족, 부상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함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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