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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차기 대선 후보 되긴 어려울 듯"

일산백송 2022. 6. 13. 08:54

"이재명, 차기 대선 후보 되긴 어려울 듯"

이영광 입력 2022. 06. 12. 19:43 수정 2022. 06. 12. 22:26 
[이영광의 간(間)보기]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 위원장

지난 1일 열린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에서 승리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선거 다음 날인 2일 혁신위를 띄웠다. 승리한 당이 혁신이란 단어를 선점하는 것이 신선했다. 하지만 이내 이 대표와 윤핵관의 갈등으로 비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의 흐름을 짚어보고자 국민의힘 소속임에도 당에 쓴소리 아끼지 않는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 위원장과 지난 10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조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민주당, 여당 실수도 못 받아 먹어”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 위원장(조대원 제공)

- 지난 1일 열린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2곳을 국민의힘이 승리했는데 결과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선거 하루 이틀 남았을 때 경기도지사 선거도 민주당이 지겠다고 여겼어요. 하지만 끝내 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이기는 걸 보고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후보 간의 개인적 역량 차이가 컸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더군요. 솔직히 한 5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이 이만큼 크게 질지는 몰랐죠.”

- 왜요? 지금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고 정부 출범 초기엔 늘 여당이 이기잖아요.
“초기라서 이기는 것도 있지만, 원체 박빙으로 대선 결과가 갈렸고 정권 초기 청문회 과정을 거치면서 인사 파동이 나고 또 너무 의욕을 앞세우면서 새 정부가 실수도 있었죠. 그럼 0.7%p로 진 야당이 그걸 잘 받아먹기만 해도 충분히 지난 대선보다는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죠. 그런데 그런 여당의 실수도 못 받아먹더군요. 도리어 방금 정권 잃은 거대 야당이 더욱더 미숙하고 오만한 모습을 국민께 보이면서 스스로 무너졌다고 봐야겠죠.”

- 야당이 어떤 면에서 오만했을까요?
“사실 지난 대선도 불과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이 질 수 없는 선거였잖아요. 민주당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졌을 때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정책적 실패와 국민들이 거부감을 가지도록 만든 오만함이었죠. 그런데 그런 것들이 정권 뺏기고 난 다음에도 계속해서 밖으로 삐져나오니 그걸 국민들이 느꼈다고 봅니다.”

 

- 지방선거에 조국 사태는 영향이 없었을까요?
“과거에 친박들이 탄핵당해 정권 잃고 난 뒤에도 한동안 반성하지 않고 '우리가 뭘 잘못했냐'고 국민께 우기고 대들다가 자유한국당이 어려움을 겪었죠. 마찬가지로 이걸 한동훈 장관하고 비교해서 조국 전 장관을 두둔하면 민주당은 답이 없어요. 조국 전 장관 건은 이미 국민들 가슴 속에 잘못한 걸로 판단과 평가가 끝난 사안이에요. 친박들이 끝까지 ‘정권이 뭐가 잘못했냐? 대통령은 한 푼도 받은 게 없다’라고 얘기했을 때 결국 보수 야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어떻게 했냐면 그 세력 자체가 아예 사라지도록 없애버렸단 말입니다. 바른정당 나갔다 온 사람들과 국민의당 출신들로 보수당의 주류를 완전히 교체해서 정권 탈환에 성공한 거거든요. 그러니 민주당도 끝까지 조국 전 장관 두둔하는 사람들이 당을 좌지우지한다면 민주당은 앞으로도 만년 야당 벗어나기 힘들다고 봅니다.”

 

- 민주당이 참패한 원인으로 이재명 의원의 조기 등판을 꼽는 의견도 많은데,
“그건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이재명 의원 역량의 문제라고 봐요. 이번 재·보궐 선거를 통해서 이재명이란 정치인의 면면을 다시 한번 접해보니 다음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긴 힘들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재보선 동안 국민들이 이재명 의원에게 보고 싶었던 건 투쟁력도 있지만 또 실력 있고 합리적인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이었거든요. 거기에 더하여 두 달 전 대선에서 0.7%p로 석패했던 후보로서 국민들이 가슴 짠할 수 있도록 겸손하고 또 아량 넘치는 큰 행보를 보여주기를 바랐는데 그릇의 크기가 너무 작다는 걸 이번에 국민들이 다 확인했어요. 그래서 '이 사람은 지난 대선이 마지막이구나, 이제 민주당은 새로운 대선 후보를 키워서 다음 대선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민주당에 쓴소리 하는 인사가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것 아쉬워”

 

- 너무 조급해서 그런가요?
“일단 대통령을 해서 나라 전체를 품기에는 인품적으로 그릇이 너무 작아요. 또 이번에 정책과 메시지 내는 걸 보니 정치력도 떨어져 보이고요. 이게 대선 국면이었으면 이재명 후보의 그런 모습들이 원체 큰 이슈들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묻혔을 건데 재·보궐 선거 같은 건 사소한 행동 하나 말 한마디 때문에 판세가 완전히 뒤바뀌고 하거든요. 과거에 노인 폄훼 발언 여성 비하 발언, 그리고 이부망천 발언 등을 봐도 그거 한마디로 선거가 끝장났거든요. 이번 민주당의 지방선거 참패는 50% 이상 이재명 후보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민주당은 새로운 비대위원장으로 우상호 의원이 맡았는데.
“무난하게 잘 결정한 것 같아요. 그리고 계파 색채 적고 온건하고 합리적인 언행을 해오신 분들로 비대위원 뽑은 걸 보니까 민주당이 조금 변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한 가지 아쉬운 건 민주당 내에서 그동안 쓴소리하다가 배척받고, 예를 들어 국민의힘 김세연 의원처럼 ‘같이 먹는 우물에 침 뱉었다’고 비난받고 했던 인사들이 당을 주도해야 민주당이 살길이 있는데 그런 분들이 아직도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점이 많이 아쉽죠.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우상호 의원처럼 온건 합리적이면서 실력 있는 당내 중진들이 위기시에 당을 이끌고 선거를 이끌어야지, 정치 경험이 전무한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세우는 건 우리 정치가 정말 무책임하고 기회적이고 너무나 근시안적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 이번에 민주당이 내세운 게 정권 견제론이죠. 그런데 민주당이 지방선거 이긴다고 광역 단체장이 국무회의 들어갈 것도 아니잖아요. 그럼 굳이 정권 견제론을 하는 게 맞았을까 싶어요. 일꾼론이 낫지 않나요?
“저는 일꾼론보다 사죄론으로 갔어야 한다고 봅니다. 일꾼론도 안 먹히는 게 지난번 지방 선거 때 대구 수성구의회는 민주당 구 의원이 다수를 차지했어요. 그런데 뽑고 난 후 주민들 사이에 무슨 얘기가 돌았냐면 민주당이 새누리당 구 의원들보다 더 수준 낮고 형편없는 자들이 다 됐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차라리 ‘잘못했으니 저희 몇 대 더 때려주십시오’라며 눈물 흘리고 돌아다니는 게 나았죠. 그런 상황에서 정권 견제론 얘길 했다는 것 자체가 선거 전략을 짜는 수준이라든가 판을 보는 민주당 수준이 너무나 낮아졌다는 거죠. 과거에 야당 생활 오래 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 눈이 총총하고 동작이 기민하던 그 민주당과는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 그러나 야당은 매번 정권 견제론 혹은 정권 심판론 얘기하지 않나요?
“그건 우리 아버지 세대 때 했던 얘기고 지금은 세상이 변했어요. 여당도 마찬가지죠.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라는 게 이젠 국민들에게 먹히지 않아요. 다 국민 세금에서 나오는 건데 세금이 무슨 여당 쌈짓돈도 아니고요.”

- 그럼 국민의힘에 힘 실어주기 위에 투표한 게 아니라고 보세요?
“저는 적어도 이번에 국민의힘 투표한 분들은 새로운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기보다 현재 윤석열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여겨서 투표했다고 봅니다. 윤석열 정부가 반대쪽에서 바라봤을 때는 마음에 안 들고 하는 게 전부 다 화나고 짜증 나겠지만 적어도 국민의힘 지지하는 분들이 봤을 때는 과거 문재인 정부 때보다 훨씬 잘한다고 해서 찍어준 거죠.”

 

- 오세훈 시장은 당선으로 대권에 청신호가 켜진 걸까요?
“서울시장 4번 하는 게 대단하고 국민의힘에서 유력 대권 후보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죠. 하지만 현재 여권에는 잠룡들이 넘쳐요. 당장 원희룡 장관만 하더라도 장관 잘하고 물러난 후 다음 총선서 승리하거나 아니면 전당대회 나와서 당권을 쥔다면 유력한 대권 후보로 부상할 수 있을 거고, 마찬가지로 안철수 의원 같은 경우도 내년 전당대회에 가장 유력한 당권 주자 중 한 명 아닙니까. 만약에 당권을 쥐고 무난하게 당을 이끌며 총선까지 승리한다면 외부에 있는 오세훈 시장보다 더 유리할 수도 있죠.”

“이준석과 윤핵관의 갈등, 국민들은 밥그릇 싸움으로 볼 듯”

 

- 국민의힘은 선거 후 이준석 대표가 혁신위를 띄우자 정진석 국회 부의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윤핵관들이 반발하고 있죠,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의 갈등 시즌2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소리도 있는데.
“보수 지지자 한 분과 최근 통화를 했는데 그분 하시는 말씀이, '지금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부의장 싸우는 모습 보고 심정이 어떠냐'고 하니까, 한마디로 '아프다'는 표현하셨어요. 그러면서 ‘이게 정치에 크게 관심 없고 정치에 대한 불신이 강한 일반 국민들이 바라봤을 때는 저것들이 이제 배가 부르니까 딱 밥그릇 싸움 시작했다고 볼 거다’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이준석 대표같이 정의감도 있고 의협심도 있고 행동하고자 하는 정치인이 우크라이나 갈 수 있다고 봅니다. 또 정진석 부의장이 나라 전체를 생각하면서 우려를 표명하는 것도 충분히 타당하다고 보고요. 저 같은 경우는 정진석 부의장 생각에 더 동의하는데 사실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 간 사이에 러시아와 크고 작은 사업을 하는 회사와 사람들은 속으로 얼마나 조마조마하며 피눈물을 삼켰겠어요. 국민들은 남의 나라 전쟁보다 자기들 먹고 사는 문제가 더 급하거든요. 우크라이나는 저리 드러내놓지 않고 뒤에서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거든요. 여하튼 따져보면 각자 자기 위치에서 옳은 말을 한 건데 그 이후 두 사람이 보여준 반응과 대응이 한 분은 자리에 걸맞지 않고 한 분은 연륜에 걸맞지 않게 언행을 하셨죠. 그래도 늦게나마 정진석 부의장이 말문을 닫으신 건 참 잘했다고 봐요.
이준석 대표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젊은 정치인들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세상이 약육강식으로 흘러가지만 적어도 정치인과 정치권은 그렇게 힘과 효율로만 세상이 흘러가라고 국민이 정치인들한테 세금 주면서 정당을 후원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그게 뭐냐면 당 대표라는 자리는 나이와 상관없이 당의 가장 큰 어른 아닙니까? 당 대표면 당의 가장 어른답게 자기 아랫사람들의 우려나 얘기도 들어주고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여기며 나랑 생각이 다르더라도 좀 참고 넘어갈 수도 있어야 해요. 계속 나이에 대한 피해의식을 은연중에 드러내면서 나이가 젊기 때문에 나를 무시한다고 여겨 한마디도 안 지고 이기려고만 해요. 오죽하면 이번 싸움을 말리고 싶은 중진 의원들도 뭐라고 얘기하냐면 '지금 여기서 한마디 거들면 기성 정치인과 젊은 정치인들 간의 싸움으로 비치면서 자기는 기성 정치인으로 분류되어 공격받을 게 뻔하기에 그런 게 부담스럽다. 그래서 자기는 이 싸움에 끼고 싶지 않다'고 얘기하거든요. 벌써 그렇게 프레임을 짜버려서 그나마 좀 젊은 저 같은 사람이라도 이준석 대표한테 이런 충언을 좀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말씀드리는 거예요. 제발 이기려고만 하지 말고 때론 지는 게 이기는 거란 걸 가슴에 좀 새겼으면 합니다.”

 

- 윤핵관들의 개인적인 행동일지 아니면 이게 대통령의 의중이 있는 걸까요?
“대통령이 이런 모습을 보면 참 답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죽하면 대통령이 '검찰 공화국' 소리 들으면서도 대통령실 참모들을 검사 출신으로 다 깔았겠냐는 거죠. 사실 저도 그런 인사가 썩 옳다고 보지는 않지만,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어요. 평생 검사만 한 사람이다 보니 인력풀이 좁죠. 그런데 정치권 와서 한 1년 동안 접해보니까 쓸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니 자기가 잘 알고 있고 믿었던 사람만 더더욱 쓸 수밖에 없는 거죠. 대통령실 핵심 포스터에 전부 다 검사 출신들로 깔아놓은 게 '적어도 쟤는 내가 지켜보니까 거짓말하지 않고 나름 자기 업무에 충실하고 진실된 사람'이란 확신이 들어 세운 거예요. 윤석열 정부가 차차 인재 풀을 넓혀가며 국민의힘에서 많은 정치인을 대통령실에 중용하고 각 요직에 세워야 되는데 저는 시간이 흘러도 그게 쉽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대선 앞두고 서로 필요에 의해서 손을 잡았지만,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란 정당은 서로 살아온 세상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르거든요. 그 간격이 앞으로 5년 안에 극적으로 좁혀지기도 쉽지 않아 보이고요.”

“윤석열, 예상보다는 잘하고 있어”

 

- 검찰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했잖아요. 이에 대한 비판도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민변이 도배했다고 핑계 대는데.
“그건 대통령이 안 하셔도 될 말씀을 하신 것 같아요. 근데 대통령이 현재는 믿고 쓸 수 있는 사람이 정치권에 없기 때문에 나라를 이끌어가는 대통령실 요직에는 대부분 검사 출신으로 자기가 믿고 쓸 수 있는 사람들을 세운 게 아닌가 싶어요.”

 

-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인데 어떻게 평가하세요?
“저는 예상보다는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서 소상공인들 즉시 지원한 거 있잖아요. 그런 것들도 민주당처럼 정권 갖고 있고 의석수 많은 데도 미적거리지 않고 말 나오자마자 즉시 했잖아요. 그다음에 천안함 피격과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사건 등 북한 도발에 맞선 호국영웅 및 가족들을 전부 다 모셔서 제대로 예우하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보수권 지지자들은 속이 다 시원했을 거예요.”

 

- 앞으로 새 정부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새 정부가 현재로 봤을 땐 기존의 어떤 정권과도 성격이 많이 달라요. 대통령 자체가 정치를 잘 모르는 분이 됐고 대통령실도 기존 정치인들보다 공무원 출신과 비정치권에 몸담았던 분들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기존 정치권 모습과는 많이 다를 거라 예상되어 기대됩니다. 동시에  우려스런 부분도 있죠. 그런데 현재 분위기를 봤을 때는 공무원 출신들이 많아서 지금의 초심으로 정권을 이끈다면 크게 잘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큰 구설수 없이 무난하게 나라를 이끌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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