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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이야기

성폭행 논란 ‘주지 사퇴’ 스님이 조계종의원 출마

일산백송 2014. 10. 14. 22:58

성폭행 논란 ‘주지 사퇴’ 스님이 조계종의원 출마
법인 분란 이어 종회의원선거 파행… 조계종 내홍 격화

한국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이 연이은 내홍으로 흔들리고 있다.
대표 선승의 탈종, 거대법인의 독자화로 인한 분란이 해결되지 않은 채
입법기관 격인 중앙종회의 의원을 뽑는 선거에서도 각종 잡음이 흘러나온다.

14일 불교계에 따르면 조계종 직능대표선출위원회는
13일 제16대 중앙종회의원 직능대표 20명과 비구니대표 9명을 선출했다.
하지만 일부 비구니 스님들이 후보자 선정 과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이번 비구니 대표 선출은 무효”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비구니대표 후보자를 선정하는 전국비구니회 현 집행부에 반발한 이들은
따로 ‘열린비구니모임’을 구성하고,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 6000여 명의 비구니 스님을 대표하는
종회의원 후보를 최소한의 여론 수렴이나 합리적 선출 절차 없이 비구니회 소수 운영진 스님의
독단적 의지에 따라 선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비구니모임’은 특히 대표후보자로 선정된 전국비구니회 운영위원장 계환 스님이
직접 선정 과정에 참여한 점과 비구니대표의 연령, 재선 제한 규정을 담은 자체내규가
‘종헌·종법’을 위배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오는 16일 직선제로 51명의 대표를 뽑는 종회의원선거 또한 후보자 선정과정을 놓고 논란이 이어진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자정센터)는 13일 낸 호소문에서
“제16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부적격 후보자들은 자진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자정센터는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입후보자 자격심사에서 전원 이상 없음 결정을 내렸지만,
입후보자들의 상당수는 종단의 자정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고 호법부가 제 기능을 한다면
입후보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입후보자들 중에 성폭행 논란으로 주지직에서 사퇴한 스님,
직권남용에 의한 국고 부당지원과 관련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스님,
국고보조금 유용에 관한 감사 도중 보직을 사퇴한 스님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자정센터의 주장이다.
또한 조계종 내부에서는 선거에 참여하는 교구별 선거인단 명부에도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인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법인법)을 둘러싼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조계종은 지난 9월 30일까지 사찰 소유 법인을 대상으로 등록 마감시한을 정하고,
등록하지 않은 법인에 대해 선거권·피선거권, 교육 등 각종 권리를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총 17개 대상 법인 가운데 9곳만 등록했다.

특히 300여 개의 사찰, 700∼800명의 조계종 승려가 속한 거대법인 선학원은
이사장 법진 스님에 대한 멸빈(승적을 없애는 종단 최고 징계형) 조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체 승려발급증을 만드는 등 독자 노선을 가고 있다.
불교 대표 선승으로 꼽히는 송담 스님은 용주사 주지 선거 등에 따른 실망감으로 탈종을 선언했고,
현재도 그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송담 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법보선원 또한 법인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