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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마 1호' 김인철, 국민 아닌 "당선자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 없어"

일산백송 2022. 5. 3. 23:20

'낙마 1호' 김인철, 국민 아닌 "당선자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 없어"

김미나 입력 2022. 05. 03. 22:26 수정 2022. 05. 03. 23:16 
['윤석열 정부' 인사청문회]윤 당선자 내건 '공정과 상식'도 타격
부실 검증 논란..정호영 거취도 관심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 앞에서 사퇴 입장을 밝힌 뒤 기자회견 자리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아빠 찬스’ 논란과 교육부 징계 전력 등으로 의혹과 논란에 휩싸였던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자진 사퇴했다. 지난달 13일 후보자로 지명된 지 20일 만이며, 윤석열 정부 내각 후보자 첫 낙마 사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인선 검증 실패 책임론과 함께, 후속 인선 과제를 안게 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다. 모두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준 윤 당선자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전날 김 후보자에게서 사퇴 의사를 전달받고 수용했다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전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대한 ‘아빠 찬스’ 의혹 등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보다 더 구체적이라 빠져나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부인과 두 자녀가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제자 성추행·성희롱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교수를 장기근속을 이유로 포상하고 △교육부 감사에서 징계를 받은 전력 탓에 국민의힘 안에서도 사퇴론이 일었다.

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아빠 찬스’ 의혹 등으로 비판 여론이 높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저에게 씌워진 여러 의혹들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며 자진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인수위는 여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정 후보자는 일단 청문회를 지켜본 뒤 고민을 해봐야 한다”며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51이고, 그렇지 않은 의견이 49라서 청문회를 보고 결정할 거 같다”고 말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정 후보자를 향한 국민의 눈초리도 여전히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는) 김 후보자처럼 이제는 즉각 (버티기를) 중단하라”며 “한덕수 총리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은 이미 국민 검증에서 탈락했다”고 말했다.

김인철 후보자의 낙마 탓에 윤석열 당선자는 타격을 입게 됐다. 그는 균형과 다양성 대신 능력과 인품을 앞세운 능력·성과주의 인사를 표방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가 ‘온 가족 풀브라이트 장학금 특혜 의혹’ 등으로 낙마하면서 그가 내건 ‘상식과 공정’도 구호에 그치게 됐다.

검증 부실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가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의 형인 장제국 동서대 총장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윤 당선자의 학연과 지연, 친분에 치우친 ‘절친’ 인사 앞에 검증이 무력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증은 윤 당선자의 검찰 측근인 주진우 전 검사가 주축이 되어 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인사 검증 기준도 제시하지 않고 검증을 요청하고, 자격 없음이 드러났는데도 지명 철회로 책임지지 않은 윤 당선인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논평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김 후보자의 사퇴 이후 전열을 추스르겠다는 분위기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김 후보자의 판단을 존중하고 다른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입법부로서 검증하되, 민주당의 무리한 공세에는 여당으로서 맞서겠다”고 말했다.

김미나 서영지 김민제 이유진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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