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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 한 자 붓글씨로'..대통령 임명장의 세계

일산백송 2019. 7. 14. 22:40

KBS

'한 자 한 자 붓글씨로'..대통령 임명장의 세계

조지현 입력 2019.07.14. 21:31 수정 2019.07.14. 21:55

 

[앵커]

 

요즘 웬만한 문서는 컴퓨터로 쓰고 출력하죠.

 

그런데 대통령이 주는 공무원 임명장은 여전히 손으로, 그것도 붓글씨로 씁니다.

 

임명장을 쓰는 전담 공무원도 있다고 하는데요, 조지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작은 사무실 한쪽에서 조용히 먹을 갑니다.

 

한 자 한 자 붓으로 써내려 가는 건 대통령 이름으로 수여하는 공무원 임명장.

 

보통 두 줄을 넘지 않는 짧은 분량이지만 한 자도 허투루 쓸 수 없습니다.

 

[김동훈/인사혁신처 심사임용과 : "기본적인 내용이라고 하면 보통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립니다."]

 

임명장은 인사혁신처 소속 공무원 두 사람이 전담해 씁니다.

 

1년에 보통 7천 장이 넘습니다.

 

[김동훈/인사혁신처 심사임용과 : "보통 12월 1월 아니면 6월 7월 때 퇴직하시는 분들이나 승진이 같이 몰리는 시기인데요. 그때는 주말 야근 할 것 없이..."]

 

이름과 보직, 임명 일자까지 붓으로 쓴 뒤 일일이 국새를 찍으면 임명장이 완성됩니다.

 

몇 초면 출력이 가능한 시대에 굳이 손으로 쓰는 이유는 뭘까.

 

[김이중/인사혁신처 심사임용과 : "인쇄된 용지들은 가루를 뿌려서 굽기 때문에 한 10여 년 지나면 다 떨어지는데 저희가 쓰는 거는 한지에 스며들어서 영구적으로 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담 공무원이 생긴 1962년 이후 지금까지 이 일을 맡은 공무원은 모두 4명뿐입니다.

 

임명권자인 대통령 숫자보다 훨씬 적습니다.

 

[김이중/인사혁신처 심사임용과 : "임명을 받으신 분들한테 제 개인작품을 하나 드린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매 순간이 저는 보람됩니다."]

 

한 획 한 획 정성이 담긴 임명장에는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는 공무원의 자부심과 사명감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

 

조지현 기자 (cho2008@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