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100원이면 되는데..찜통 경비실에 에어컨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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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100원이면 되는데..찜통 경비실에 에어컨 선물

조명아 입력 2019.07.02. 20:36 수정 2019.07.02. 20:42

 

[뉴스데스크] ◀ 앵커 ▶

 

여름마다 찜통더위로 고생하는 경비원들을 위해서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비용 부담 때문에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부결시켰던 에어컨 설치 안건을, 주민들이 다시 투표에 부쳐서 뒤집은 건데요.

 

어찌된 사연인지, 조명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전시 둔산동의 한 아파트.

 

이제 여름 초입이지만, 경비실 안은 벌써부터 열기가 가득합니다.

 

지난해 여름 측정한 경비실 안 온도는 47도.

 

올해는 경비원들의 고생을 덜어주자며 에어컨 설치 안건이 입주자대표 회의에 올랐지만, 투표 결과 부결됐습니다.

 

설치 비용에다, 각 가정의 전기요금 부담도 늘어난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아파트 주민 39살 이종민 씨는 직접 비용을 조사한 뒤 이런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5백만원 정도인 에어컨 설치비는 예비비로 충당이 가능하고, 전기요금도 가구당 한달에 최고 100원 가량만 더 내면 충분하다는 거였습니다.

 

[이종민/대전 녹원아파트 주민]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경비 아저씨들도 저희 아파트에 같이 사시는 구성원이시잖아요. 그래서 인정의 마음으로 주민들이 품어주셔서…"

 

이씨와 이웃들은, 1200세대 주민 중 10%의 서명을 받아 재심의를 요청했고, 이어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에어컨 설치안은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습니다.

 

[류영근/대전 녹원아파트 경비원] "고마운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원한 여건 속에서 더욱더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아파트는 이달 안에 경비실 11곳 내부에 모두 에어컨을 설치할 예정입니다.

 

주민들은 경비원들도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라며,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 신규호 (대전) / 화면제공 : 이종민)

 

조명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