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학의가 부동산 요구했다" 檢, 윤중천 진술 확보

국민일보

[단독]"김학의가 부동산 요구했다" 檢, 윤중천 진술 확보

문동성 구자창 구승은 기자 입력 2019.05.08. 14:56 수정 2019.05.08. 17:05

 

1000만원 상당의 그림 건넸다는 단서도..검찰 수사단, 윤중천 진술 진위 파악 중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07년 건설업자 윤중천에게 사업상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부동산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가 2008년 초 김 전 차관에게 1000만원 상당의 그림을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해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

 

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성범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윤씨를 모두 합쳐 6차례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윤씨는 검찰에 “2007년 초 김 전 차관이 ‘목동 재개발 사업 인허가 및 시공사 문제 등을 도와주겠다. 사업 잘 풀리면 목동에 집 한 채 달라’고 요구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요구 시점은 김 전 차관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승진한 무렵인 2007년 2월쯤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윤씨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중천산업개발 명의로 2005년 11월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131번지 일대에서 공동주택신축사업을 진행했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사업이 좌초되면서 김 전 차관에게 실제 부동산이 건너가지는 않았다고 한다. 검찰은 윤씨 진술이 사실이고 명확한 대가성이 입증될 경우 김 전 차관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뇌물을 받은 경우는 물론, 요구한 경우에도 뇌물수수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뇌물공여에 대한 실행 가능성이 충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윤씨가 서양화가 박영율씨의 30~40호 크기 그림을 2008년 초 김 전 차관에게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윤씨는 검찰에서 “김 전 차관이 ‘사무실에 걸면 좋겠다’며 내가 갖고 있는 그림 중 하나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이 ‘사무실에 놀러 온 손님들이 그림이 너무 좋다’고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이 그림의 감정가를 1000만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윤씨는 또 검찰에 “승진 청탁용으로 김 전 차관에게 건넨 돈은 200만원이 아니라 500만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가 김 전 차관에 대한 금품 공여와 관련된 진술을 털어놓으면서 수사도 활로를 찾고 있다. 다만 검찰은 윤씨 진술의 진위를 우선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윤씨가 수사기관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김 전 차관에게 뇌물수수죄 적용이 가능하려면 1억원 이상의 금품을 요구했거나 수수한 것이 드러나야 한다. 그래야 최대 공소시효 15년 적용이 가능하다. 검찰은 진위 파악이 마무리되는 대로 김 전 차관을 소환해 윤씨와 대질 신문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문동성 구자창 구승은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