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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 갈색으로 변하고 눈 노래지면 A형 간염 '의심'

일산백송 2019. 5. 7. 12:06

문화일보
소변 갈색으로 변하고 눈 노래지면 A형 간염 '의심'
최재규 기자 입력 2019.05.07. 10:51 수정 2019.05.07. 11:30

A형 간염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병원 관계자가 A형 간염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A형 간염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병원 관계자가 A형 간염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올 환자 3758명 등 전국적 확산… 증상과 예방법

짧은 기간에 급격한 간 손상
특별한 치료법 없어 더 치명
심한 피로감·감기몸살 증상
입맛 사라지고 속 매스꺼워
물 끓여먹고 잔 돌리기는 금물
평소 개인위생 관리 중요해져
항체 보유율 낮은 2040세대
예방 백신 맞는 것도 고려를

A형 간염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확인된 A형 간염 발생 환자만 총 3758명(4월 30일 신고 기준)이다. 지난해 전체 환자 수(2436건)는 이미 넘어섰다. 

A형 간염 발생 환자 수가 3월에만 1000명을 돌파하는 등 전국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A형 간염에 대한 항체 보유율이 낮은 20∼40대에서 유독 집중적으로 발병하는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유행하는 A형 간염의 증상과 예방·대처법 등을 알아본다.

◇A형 간염이란 = 간염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겼다는 뜻으로, 간세포가 염증으로 파괴되는 병이다. 

염증은 간염바이러스의 작용으로 발생하는데 A형 간염은 A형 간염바이러스에 걸렸음을 뜻한다. 

간염바이러스는 A, B, C, D, E, G까지 6종류가 있다. 

A형 간염은 흔히 이야기되는 ‘B형 간염’ ‘C형 간염’ 등 만성 간염과 다른 급성 간염이다. 

만성 간염이 6개월 이상 오랫동안 간세포에 남아 있으면서 간세포를 조금씩 파괴하는 데 반해 

A형 간염바이러스는 간세포를 비교적 짧은 기간에 더 심하게 손상시키는 특성이 있다.

◇A형 간염의 증상 = A형 간염에 걸리면 우선 심한 피로감이 찾아온다. 

감기몸살과 같이 온몸이 쑤시는 증상도 발생한다. 입맛이 없거나 매스껍고 배가 아픈 경우도 있다. 

이 정도 단계에서는 단순한 몸살이나 소화불량 정도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간염으로 인한 간 손상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면 더욱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난다. 

소변 색이 갈색으로 바뀌고, 눈의 흰자가 노랗게 변한다. 

간세포가 함유하고 있던 간 효소가 세포 파괴와 함께 핏속으로 쏟아진 탓이다. 

간 효소 수치는 급격하게 치솟는다. 앞선 증상들에 이어 이런 증상까지 겹치면 급성 간염을 의심해야 한다.

A형 간염은 대부분 가볍게 앓고 지나간다. 치사율은 0.1∼0.3% 정도로 높지 않지만,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질병으로 사망이 발생하는 이유는 간 기능이 약한 일부 만성 간 질환자는 급성 간염에 따른 간세포 파괴의 경과가 유독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전격성 간염이라고 해서 급기야는 간 기능이 멈춘다. 간이식 외에는 대안이 없게 된다. 간염은 일단 감염되고 나면 특별히 대응할 방법이 없어 더욱 무섭다.

◇2040 중심으로 퍼지는 A형 간염 = 이번 A형 간염은 20∼40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전체 환자의 72%가 30∼40대였고, 20대까지 포함하면 85%로 늘어난다. A형 간염이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이유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A형 간염에 대한 항체 보유율이 떨어지는 탓이다. 질병관리본부가 2015년에 발표한 연령별 A형 간염 방어 항체 보유율에 따르면 50∼70대에서는 방어 항체 보유율이 99%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수치는 40대에 80%, 30대에 30%, 20대에 12%로 급감한다. 고연령층의 항체 보유율이 높은 이유는 위생상태가 좋지 않고 찌개 등을 함께 떠먹는 일이 더 흔했던 1950∼196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이들이 이미 A형 간염에 걸려 자신도 모르게 앓고 지나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A형 간염에 걸리면 70%는 증상이 없이 지나간다. 하지만 20∼40대는 위생상태가 좋아지면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일이 줄었고, 항체 보유율이 오히려 떨어지게 됐다. 이 때문에 A형 간염 예방백신은 1997년부터는 신생아를 대상으로 접종이 의무화됐다. 따라서 현재 22세 이하는 A형 간염 발생률이 낮다.

◇A형 간염, 예방이 최선 = A형 간염은 1군 법정 감염병으로 분류되는데, 이는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서 전파되는 감염병을 뜻한다. 따라서 사람들 사이의 가벼운 접촉만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다만 가족처럼 밀접하게 생활을 공유한 경우에는 A형 간염이 전파될 수 있다. 화장실을 다녀온 A형 간염 환자의 손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고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섭취해도 감염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감염 원인의 규명은 쉽지 않다. 잠복기가 평균 약 한 달로 길기 때문이다. 원인을 찾을 수 있는 역학조사가 쉽지 않다.


A형 간염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만큼 예방이 최선이다. 

평소 끓인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익혀 먹는 등 개인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찌개 등 음식을 먹을 때는 개인별로 그릇에 덜어서 먹어야 한다. 

회식 자리에서 술잔을 돌리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바이러스가 입으로 들어오면 감염되기 때문에 서로 바이러스가 옮을 수 있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는 얘기다. 항체 형성률이 낮은 20∼40대라면 A형 간염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A형 간염 백신은 총 2회에 걸쳐 접종한다. 접종은 1차 접종 6∼18개월 이후에 2차 접종한다. 

40세 미만에서는 항체검사 없이 접종할 수 있다. 

40세 이상은 항체 검사를 실시한 후 항체가 없는 경우 예방접종이 권고된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