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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 없어 '활활'…바로 위엔 서민 아파트
기사입력2019.02.19 오후 8:39
최종수정2019.02.19 오후 8:43
[뉴스데스크]
◀ 앵커 ▶
대구의 한 사우나에서 불이 나면서 두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습니다.
지은지 40년이 넘은 이 건물에는 상가와 주거시설이 밀집해 있었는데, 스프링클러도 없고 대피방송조차 없어서 피해가 컸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대구 도심에 있는 낡은 상가아파트에서 붉은 불길과 함께 뿌연 연기가 쉼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불은 오늘 오전 7시 10분쯤 상가와 107세대 아파트가 있는 7층짜리 건물 4층 남자 사우나에서 시작됐습니다.
4층 사우나 탈의실에서 74살 박 모 씨와 64살 이 모 씨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남재모 (61세)/사우나 이용객]
"우리는 탕속에 있다가 바깥에 불났다는 소리가 나서 출입문 천장부터 불이 붙어오는 것을 보고 우리가 옷을 갖고 나올 수 있었거든요."
사우나에서 탈출 하던 2명은 심한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고 5층에서 7층까지 아파트 주민 등 80여 명도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박정애 (69세)/아파트 주민]
"문을 여니까 연기가 꽉 찼더라고요. 4층에서 사람 살려 하는 소리가 막 나더라고요."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의 이곳은 1980년 사용 승인이 난 40년 된 건물입니다.
그런데 최근 3년 동안 민간 소방시설 안전점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스프링클러는 3층까지만 설치돼 있어 불이 난 4층에는 초기 진화 시스템이 아예 없었습니다.
이른 아침 불이 났지만 대피하라는 방송은 없었고, 경보음도 대다수가 듣지 못했습니다.
[박정수 (82세)/아파트주민]
"대피방송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지. 없고. 우리 스스로 알아서 나왔어요."
작고 낡은 서민 아파트에는 주로 노인이 살아 대피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피해가 컸습니다.
[구상화/아파트 주민]
"(노인들이) 옥상문을 아무도 못 열고 계시더라고요. 그 와중에 (제가) 옥상문 손잡이 잡고 열었죠. 그때 이제 한 두분씩 나오시더라고요. 울면서 기침하시고."
경찰은 남자 사우나 입구에 있는 구둣방 전기 스토브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을 벌일 예정입니다.
MBC뉴스 손은민입니다.
손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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