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낳고 9년 동안 동거하고도 "난 명문대 출신인데 어떻게 너랑.."
집안 등 이유로 혼인신고 기피 “하녀 노릇도 영광으로 생각해”…法 “위자료 지급·재산 분할하라”
서울신문 | 입력 2015.05.21. 02:04
자식을 낳고 9년간 동거하면서도 학벌과 집안 차이 등을 이유로
혼인신고를 기피해 온 남성에게 법원이 재산 분할과 위자료 지급 판결을 내렸다.
서울가정법원은 여성 A씨가 동거남 B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2000만원과 재산 분할로 3억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과거 양육비 1500만원에 더해 앞으로도 매월 100만원씩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카페를 운영하던 A씨는 2002년 거의 매일 가게에 찾아오는 유부남 B씨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사귀며 임신까지 했다.
B씨는 기존 아내와 협의이혼을 한 뒤 아이가 태어날 무렵 A씨와 동거에 들어갔다.
그러나 동거 직후 B씨의 태도가 달라졌다.
산후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던 A씨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인근 주점에 들른 것을 보고는 뺨을 때리고 미성년자를 술집에 데려갔다며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B씨는 룸살롱 등에 자주 드나들며 A씨 앞에서도 스스럼없이 유흥업소 여성들과 통화하기도 했다.
A씨가 자제해 달라고 하자 손찌검을 하고 "하녀 노릇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하라"며
폭언을 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폭행을 보다 못한 아이의 신고로 경찰에 연행된 적도 있었다.
B씨는 아이가 열 살이 되도록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다.
A씨의 학벌, 집안, 경제력 등을 트집 잡으며 차일피일 미뤘기 때문이다.
B씨는 명문대 출신이었지만 시간강사 등으로 3년가량 일했던 것 외에는 특별한 직업이 없을 때가 많았다.
부모에게 매월 300만원 정도를 받으면서도 신용카드로 쓰는 생활비 정도만 A씨에게 줬다.
2013년 4월부터는 이마저도 끊었다.
참다 못한 A씨는 3개월 뒤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온 뒤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사실혼 관계가 깨진 책임이 B씨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는 A씨를 존중하지 않은 채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가부장적인 태도로
자신의 뜻대로만 통제하려 했으며 지나친 음주 및 유흥업소 출입으로 부부 관계를 손상시키고
갈등을 폭력적으로 해결하려 했다"고 판시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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