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보험]건강보험, 갑자기 지역가입자 전환?..'비과세 연금으로 대비'
비과세되는 저축보험·즉시연금 등 활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에 사는 63세 A씨는 이번 달부터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상실되면서 지역 가입자로 전환됐다. 퇴직금을 예치해 둔 예금에서 발생한 이자와 지난해부터 수령한 국민연금의 과세대상금액, 기타 소득을 합산한 연간 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올해 9월부터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 2단계 개편이 시행되면서 A씨처럼 피부양자 자격이 상실돼 지역 가입자로 전환된 사례가 늘고 있다. 정부는 갑작스러운 건보료 부담의 충격을 덜어주기 위해 첫 해는 80%를 경감해주고 4년간 단계적으로 보험료를 경감해 주는 정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2026년 9월부터는 이 혜택이 없어지기 때문에 A씨의 소득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매년 건보료 부담액은 늘어나게 된다.
이번 2단계 건보료 개편의 핵심은 직장 가입자와 피부양자에게 추가 건보료가 부과되는 소득 기준이 기존 연간 34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강화된 것이다. 피부양자 자격상실 요건은 ▷연간 소득 2000만원 초과 ▷재산세 과세 표준 합계액 9억원 초과 ▷재산세 과세 표준 합계액이 5억4000만에서 9억에 해당되며, 연간 소득이 1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다. 따라서 위 조건에 해당하는 피부양자는 지역 가입자로 전환되며, 직장인이라 할지라도 근로소득 외의 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한다면 그간 납부하지 않던 건보료를 부담하게 된다. 또 그간 연 소득 산정 시, 금융 소득의 경우 비과세 소득과 분리과세 소득으로 분류해, 소득으로 포함하지 않았지만, 2020년부터는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금융 소득도 연 소득 산정에 포함된다.
날벼락처럼 떨어진 건보료 부담, 대비할 수는 없을까.
부동산이나 연금, 고정 소득 같은 자산은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 대신 유동적인 금융 소득을 조정하고 소득 산정에 반영되는 금액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이때 자신의 금융 소득이 연 소득 산정 기준인 2000만원을 초과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보장성보험, 저축성보험, 연금보험과 같은 금융 상품은 비과세 요건이 충족되면 소득 산정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ISA와 같이 분리과세되는 금융 상품은 일정 금액까지는 비과세, 한도초과시 일정 비율로 과세된다.
특히 저축성보험은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저축성보험 가입으로 발생한 보험 차익은 이자 소득에 해당되어 과세 대상이지만 소득세법 상 10년 이상 보험 기간을 유지하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보험차익 소득 또한 건강 보험료 산정 소득에서 제외된다.
비과세 한도가 이미 채워졌다면, 즉시연금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한꺼번에 보험료로 내고 보험료 운용수익 일부를 매달 생활 연금으로 받는 상품이다. 현행 세법에서 지급받은 연금(보험금)의 누적액이 납입한 보험료를 초과하는 지점부터 원천 징수 대상 이자 소득이 된다. 즉시연금으로 원금과 이자를 바로 수령한다 하더라도 연금 누적액이 원금을 초과하기 전까지는 세법상 발생하는 이자 소득이 없어 건강 보험료 부담이 없다. 다만, 시간이 지나 연금 누적액이 원금을 초과하는 시점부터는 이자 소득으로 과세되어 누진 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도움말:KDB생명 FA연구소 박진희 세무사]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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