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파동에 놀란 법무부, ‘검찰과 대립 최소화’ 인사 해석
신문A2면 TOP 기사입력 2021.02.22. 오후 9:06
이성윤과 ‘충돌’ 중앙지검 검사들 유임…대검에 지난주 알려
7월 윤석열 임기 종료 후 ‘대규모 인사’ 박범계의 포석 관측도[경향신문]
조남관 대검 차장 “이번 인사는…”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2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 심의를 위한 검찰인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2일 실시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주요 사건 수사팀장을 유임해달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견을 수용했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논란과 윤 총장의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등을 고려해 법무부가 윤 총장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법무부는 이날 발표한 고검검사급 검사(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담당하는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을 유임했다. 이 검사는 지난해 2월 부임해 필수보직기간인 1년을 채웠지만 자리를 지켰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이용구 차관 택시기사 폭행’ 등 정권 관련 사건을 담당하는 부장들도 자리를 지켰다. 검찰은 정권 관련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에는 윤 총장 의견이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지난 7일 대검검사급 검사(검사장) 인사에서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는 등 윤 총장 의견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지검장은 지난해 윤 총장 징계 청구에 힘을 실으며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 일동의 용퇴 건의를 받았지만 유임했다. 그가 지휘권을 다시 확립하기 위해서는 뜻이 맞는 검사들로 교체가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장관은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하며 이 지검장과 충돌한 변필건 형사1부장을 바꾸지 않았다. 사직한 김욱준 1차장검사를 제외한 2·3·4차장검사도 모두 유임했다.
박 장관의 입장 변화에는 신 수석 사의 표명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많다. 박 장관이 일방적으로 검사장 인사를 단행한 것에 신 수석이 항의성 사의를 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졌다. 법무부는 검사장 인사 때는 발표 2분 전에 대검에 인사안을 보냈지만 이번 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는 지난 17일쯤 대검에 인사안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A차장검사는 “청와대에서도 신 수석 사표 논란을 수습하려고 애쓰는 상황 아니냐”며 “검사장 인사에 이어 중간간부 인사까지 갈등이 커지면 걷잡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이번에는 윤 총장과 정면충돌을 피하고 다음 인사 때 대규모 인사를 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왔다. 다음 정기인사 전인 오는 7월 윤 총장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이날 “올해 하반기 대규모 전보인사가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해 공석 충원 수준으로 전보 인사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B부장검사는 “겉으로는 박 장관이 윤 총장 의견을 들어준 것 같지만, 사실 빈자리만 채우는 인사가 좋았을 것”이라며 “윤 총장은 측근을 복귀시키는 인사를 원했겠지만 박 장관이 들어줄 리 없다. 어차피 총장이 바뀌면 대폭 인사할 수 있는데 뭐 하러 지금 대립각을 세우겠느냐”고 말했다.
허진무·이보라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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