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인사 초청한 韓대사관…외교부 “단순 실수” 해명에 비난 봇물
지난해 명단 기준 초청장 발송 실수
외교부 “탈레반 정부로 인정 안해”
기사승인 2022-10-21 06:55:15
18일 주카타르 한국 대사관 행사에 참석했다는 모하마드 나임 탈레반 대변인.바크타르통신 트위터 캡처.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정권의 인사가 카타르 현지 한국대사관의 국경일 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발생했다. 외교부는 대사관 측의 단순 실수라는 입장이지만, 탈레반 정권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프간 국영 바크타르통신은 19일(현지시각) SNS에 모하마드 나임 주카타르 이슬람 에미리트 대사 대리가 카타르 주재 대한민국 대사관의 공식 초청을 받아 전날 열린 한국의 국경일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1996∼2001년 아프간을 통치했던 탈레반은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하다 미군의 침공을 받고 정권을 잃었다. 오랜 내전 끝에 지난해 8월 미군이 철수하면서 아프간을 재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이유로 탈레반은 현재 국제사회로부터 국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서방 제재도 받고 있다.
탈레반은 카타르 정부의 묵인 하에 올해 5월부터 주카타르 아프간 대사관 건물과 차량을 점유한 채 탈레반 정치사무소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마드 나임 대사 대리는 탈레반 정치사무소의 대변인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대사관 측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국경일 행사 준비 과정에서 지난해 초청명단에 기반해 카타르 주재 다른 나라 대사관들에 일괄로 초청장을 발송했는데, 여기에 주카타르 아프간 대사관도 포함돼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애초에 초청할 의도는 없었지만 행정 착오로 초청됐다는 의미다.
외교부는 탈레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탈레반을 아프가니스탄 정부로 인정한 바 없다”며 “우리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신정부가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하며 테러리즘의 피난처를 불허하는 한, 함께 일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아프간과 수교를 맺었지만 지난해 탈레반이 재집권한 이후 현지 대사관을 폐쇄하고 카타르 임시 사무소로 이전했다.
한편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 실수였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탈레반과 국제 사회에 잘못된 메시지를 준 셈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탓이다.
한 누리꾼은 관련 뉴스 댓글에 “하다못해 회사에서 명절 선물 보낼 때도 받는 사람의 주소를 일일이 다 확인하고 보내는데 대사관이 외교 인사 초청장을 작년 것으로 복붙해서 보내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누리꾼들은 “탈레반을 초청했다고???” “또 실수” “계속되는 외교 망신” “저 실수 하나로 탈레반은 신나게 홍보하고 다니고 전세계가 알아서 우리나라 신뢰도에 금이 갔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아프간 국영 바크타르통신은 19일(현지시각) SNS에 모하마드 나임 주카타르 이슬람 에미리트 대사 대리가 카타르 주재 대한민국 대사관의 공식 초청을 받아 전날 열린 한국의 국경일 행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1996∼2001년 아프간을 통치했던 탈레반은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하다 미군의 침공을 받고 정권을 잃었다. 오랜 내전 끝에 지난해 8월 미군이 철수하면서 아프간을 재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이유로 탈레반은 현재 국제사회로부터 국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서방 제재도 받고 있다.
탈레반은 카타르 정부의 묵인 하에 올해 5월부터 주카타르 아프간 대사관 건물과 차량을 점유한 채 탈레반 정치사무소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마드 나임 대사 대리는 탈레반 정치사무소의 대변인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대사관 측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국경일 행사 준비 과정에서 지난해 초청명단에 기반해 카타르 주재 다른 나라 대사관들에 일괄로 초청장을 발송했는데, 여기에 주카타르 아프간 대사관도 포함돼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애초에 초청할 의도는 없었지만 행정 착오로 초청됐다는 의미다.
외교부는 탈레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탈레반을 아프가니스탄 정부로 인정한 바 없다”며 “우리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신정부가 국제규범을 준수하고 기본적인 인권을 존중하며 테러리즘의 피난처를 불허하는 한, 함께 일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아프간과 수교를 맺었지만 지난해 탈레반이 재집권한 이후 현지 대사관을 폐쇄하고 카타르 임시 사무소로 이전했다.
한편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 실수였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탈레반과 국제 사회에 잘못된 메시지를 준 셈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탓이다.
한 누리꾼은 관련 뉴스 댓글에 “하다못해 회사에서 명절 선물 보낼 때도 받는 사람의 주소를 일일이 다 확인하고 보내는데 대사관이 외교 인사 초청장을 작년 것으로 복붙해서 보내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누리꾼들은 “탈레반을 초청했다고???” “또 실수” “계속되는 외교 망신” “저 실수 하나로 탈레반은 신나게 홍보하고 다니고 전세계가 알아서 우리나라 신뢰도에 금이 갔다” 등의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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