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잘못""해외 토픽감"..윤 대통령 욕설에 국힘 '전전긍긍' [윤 대통령 욕설 파문]
[박현광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무조건 잘못한 거다. 유구무언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이 <오마이뉴스> 기자에 내뱉은 말이다. 미국 순방 중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 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전전긍긍하고 있다. 관련 언급을 최대한 자제해 욕설 자체를 상기시키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쏟아지는 안팎의 비판... 사과 요구 제안도
윤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1일 직접 기시다 일본 총리를 찾아가 국기도 테이블도 없는 자리에서 30분 약식 회담을 가졌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서 만나 '48초 회담'에 그쳤다. '굴종외교'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여기에 윤 대통령이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한 욕설 섞인 발언이 언론에 그대로 노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관련 기사: 윤 대통령, "이XX들" "바이든 쪽팔려서" 막말... 민주당 "외교참사" http://omn.kr/20tdu ).
야당은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두고 미 의회에 선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대통령이 막말한 장면이 포착되고 그것이 보도되면서 아마도 미국 의회에서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서 관련 상임위인 우리(외통위)라도 나서서 즉각적인 사과 성명을 발표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내부 비판도 만만치 않다. 같은당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대통령님, 정신 차리십시오"라며 "정말 X팔린 건 국민들입니다.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들의 몫인가?"라고 힐난했다.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자료사진).
ⓒ 공동취재사진
당 안팎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영남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아예 언급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야당에서 사적인 대화를 이슈로 만들려고 혈안이 돼서, 없던 외교참사도 만드는 꼴"이라며 "야당이 정말 국익을 생각한다면, 이런 식으로 일을 키워서 좋을 게 없다"고 강조했다(관련 기사: 윤 대통령 '이XX' 발언에 말 아끼는 국힘... "경위 파악 중" http://omn.kr/20tio ).
또 다른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잘못은 인정하되, 사과는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의원은 "이건 해외 토픽란에 나올 뉴스"라면서도 "가십성으로 끝날 얘기니까 사과를 한다든지 해서 이슈를 더 키우면 안 된다. 사과를 하는 게 오히려 국익을 현저히 저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이게 공식석상에서 한 발언이 아니라는 식으로 윤 대통령 욕설을 두둔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모든 정치인에게 동일하게 해당하는 건데, 정치환경이 변했다는 걸 냉정하게 인정해야 한다"며 "'정치인은 사생활이 없다'고 전제하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자꾸 기자들을 욕하고, '왜 저런 것까지 찍어서 올리냐'라고 언론에게 화살을 돌리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한 초선 의원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국민께 죄송할 뿐"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의원은 "황당해서 뭐라고 말할 수도 없다"며 "참모진은 뭘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말 실수를 했다고 미국에서 항공모함을 출동시키진 않을 것 아니냐. 하지만 (혹여나) 북한이랑 회담 중에 저런 실수를 했다면, 얘기가 달라졌을 것"이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윤 대통령께서 (교훈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언론 비판하는 의원도... "사적으로, 지나치듯 한 말을 침소봉대"
그럼에도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대통령의 욕설 발언을 보도한 언론을 성토하는 목소리 또한 나오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야당과 언론의 공격이 도를 넘어 국익을 해치고 있다"며 "경악할 일은, 대통령이 무심코 사적으로 지나치듯 한 말을 MBC가 침소봉대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MBC가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임을 자각했다면, 이러한 보도를 특종이나 잡은 듯 앞장서면 안 된다"며 "아무리 정치적, 당파적으로는 반대한다고 해도 국익을 위해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다"고 했다.
정미경 전 최고위원은 YTN '뉴스N이슈' 인터뷰에서 "사실 이게 보도가 되면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자국 이익에도 도움이 안 되잖나"며 "저건 방송을 좀 하지 않아야 되지 않았나, 그런 수준 높은 판단을 해 주셨으면 (좋았을텐데), 그게 조금 아쉽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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