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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신문 판매'보다 '폐지 장사'가 본업?

일산백송 2021. 5. 9. 23:57

[스트레이트] '신문 판매'보다 '폐지 장사'가 본업?

박진준 입력 2021. 05. 09. 21:31 

 

◀ 허일후 ▶

하아, '신문지 한류'라고 할 수도 없고요.

참 민망합니다.

 

◀ 성장경 ▶

게다가 이런 신문들 모두 중국 재활용 업자들이 가져가서 큰 이문을 남기구요?

 

◀ 박진준 ▶

네, 제가 만난 수출업자들에 따르면 수출되는 신문지의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 허일후 ▶

국내에서는 되려 재활용 원료로 쓰였던 신문폐지가 모자라 종이 값이 오르구요.

종이값이 오르니 당연히 새 신문값도 오른다…

아니 이게 말이 됩니까?

 

◀ 성장경 ▶

이 모든 게 신문사들이 읽히지도 않을 신문을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잖아요.

신문사는 신문 찍어내서 지국에 넘기면 그만인데, 이걸 다 떠안는 지국은 그럼 어떡합니까?

 

◀ 박진준 ▶

네, 그렇습니다.

신문사들은 여전히 지국에 할당량을 주고 대금을 걷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당할 수준이 넘어서자 해외판로까지 개척한 거죠.

이제는 신문배달이 아니라 폐지장사가 본업처럼 돼버린 신문 지국들을 취재했습니다.

자정 무렵.

30년 넘게 신문 지국을 운영해 온 한상진씨가 어김없이 출근합니다.

조선, 동아, 중앙일보 등 일간지부터 매일경제와 한국경제 등 경제지까지…

방금 인쇄된 따끈한 신문들에 삽지를 넣고 주소별로 분류하는 배달 준비로 정신이 없습니다.

한 때 대여섯명까지 직원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상진씨 혼자 모든 걸 해야 합니다.

 

[한상진/00신문 지국장] "전에는 나름대로 어떤 수익이 그래도 보장이 될 때는 그냥 관리 업무만 하고 해왔지만, 지금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지국이 이제는 직접 일선에 업무 하지 않고는 수익이 발생이 안 되죠."

그런데 지국 사무실 한쪽에 배달되지 않은 새 신문들이 쌓여있습니다.

모두 폐지로 팔려나가는 신문들입니다.

 

[한상진/00신문 지국장] "한 60% 정도는 이제 배달이 되고, 한 40% 정도는 폐기 처분된다고 보면 됩니다."

새 신문의 절반 가량이 폐지로 직행한다는 건데 이틀에 한번 꼴로 뜯지도 않은 새 신문 1천 부 정도가 고스란히 팔려나가고 있었습니다.

 

[한상진/00신문 지국장] (이건 아예 새 뭉치 그대로 가네요?) "한국일보뿐만이 아니라 모든 신문이 다 그렇죠. 여기 지금 쌓여있는 게 대부분이 다 뜯지도 않고 나간 신문이라고 봐야죠."

새벽 한시 쯤, 폐지 업체의 1톤 트럭이 지국에 옵니다.

트럭엔 먼저 들렀던 지국에서 갖고 온 새 신문들이 묵직하게 실려 있습니다.

 

[폐지업체 직원] "이거 지금 두 군데 싣는 거예요. 공장에 들어갔다가 짐 내리고, 동인천 한 일곱 군데 들려요."

새 신문을 화물칸에 옮긴 폐지업체 직원은 서둘러 다음 지국으로 향합니다.

트럭을 따라가 봤습니다.

근처 또다른 지국에 들르고 나니 트럭은 어느새 새 신문들로 가득 찼습니다.

이렇게 트럭이 내달려 도착한 곳은 인천의 한 재활용업체.

이미 수거해 온 어마어마한 양의 신문들이 마당에 가득합니다.

 

[폐지업체 직원] "하루하루 팔아서 바로 나가요. 쌓아놓는 공간이 좁아서 바로 나가요. 톤수로 계산하면 꽤 많죠. (트럭)기사마다 거의 6~7톤, 그 정도 돼요."

톤수로 계산하면 꽤 많죠. 기사마다 거의 6~7톤, 그 정도 돼요.

지국장들은 전국 대부분의 신문 지국이 비슷한 실정이라고 말합니다.

 

[00일보 신문 지국장] "거의 뭐 메이저 신문 같은 경우는 한 50% 이상 남는다고 보면 되고요. 마이너 신문은 그래도 좀 나아서 한 20~30% 정도 저희 실태는 그렇습니다. 일단은 남는 거 팔아먹고 그렇죠. 아무래도 그거라도 팔아서…"

지난해 국내 종이신문 구독률은 6.3%.

십년전 2010년 29%였던 것을 감안하면 5분의1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구독자가 줄어든 만큼 신문 발행부수도 줄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상진/00신문 지국장] "부수가 줄어들면 당연히 본사에서 이만큼 감소를 해서 지대(신문값)를 감액해주고 해야 하는 상황인데, 전혀 그런 부분이 반영이 안 되는 거죠. 우리가 과실이 없어도 무조건 계약됐으면 계약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죠."

신문사가 밀어내기 식으로 부수를 할당하면 그만큼의 신문대금을 본사에 내야 합니다.

지국 입장에서는 남는 신문을 폐지로 팔아야 근근히 운영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일부 신문사들은 구독자 감소로 지국장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당근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독자가 준 만큼 할당량을 줄여준 게 아니라, 오히려 새 신문을 더 얹어주겠다는 거였습니다.

어차피 새 신문을 폐지로 팔고 있으니 폐지 더 팔아 벌충하라는 거였습니다.

 

[한상진/00신문 지국장] "자기네가 이제 지대(신문값) 감액을 해서 기본적인 거를, 근본적인 거를 해결을 해줘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쉽게 말하면 어떤 파지를 더 지급을 해서 그걸로 수익을 맞춰주는, 그런 시스템이 된 상황이죠."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173418_289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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