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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군사분계선 넘은 첫 미국 대통령 됐다

일산백송 2019. 6. 30. 17:22

한겨레

트럼프, 군사분계선 넘은 첫 미국 대통령 됐다

입력 2019.06.30. 17:16

 

김정은 "사상 처음으로 우리(북한) 땅 밟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 "내가 남쪽도 건너 달라 권해..나 역시 영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인사한 뒤 남측으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경’한 첫 현직 미국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마치고 “오늘이 바로 그 역사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3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위해 판문점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나와 김 위원장을 기다리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북미 정상은 오후 3시46분께 군사 분계선 위에서 악수를 나눴고, 이어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월경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쪽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악수를 나눴으며,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남쪽으로 넘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G20에서부터 여기 오는 것을 매우 고대해 왔고, 이렇게 군사분계선을 넘는 등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은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 “좋지않은 과거를 청산하고 좋은 앞날을 개척하는 남다른 용단”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며 화답했다. 실제로 미국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미 카터 미국 전 대통령은 퇴임 뒤인 1994년 북한을 방문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2009년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만났지만, 현직 대통령으로서 북한 땅을 밟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초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66년만에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만났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CNN 갈무리.

이후 자유의 집에서 대기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3시51분께 현장으로 나오면서 남북미 세 정상이 함께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남북미 정상은 3시54분께 자유의 집으로 이동했다. 자유의 집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만 배석해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미리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의향 표시한 것에 나 역시 깜짝 놀랐다”며 사전 합의됐던 일정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 “분단의 상징이고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장소에서 만난 것, 오랜 적대관계였던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한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저희는 굉장히 좋은 관계를 지금까지 만들어 왔다”며 “군사 분계선을 넘을 수 있었던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언론에서 말하듯 역사적 순간인데, 정말 그런 것 같다”고 화답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오지 않았다면 내가 민망했을 것”이라며 “저를 이렇게 직접 만나주셔서 감사하다”고 만남이 성사된 데 대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1시간여 회동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남쪽으로 넘어온 데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남쪽으로 같이 갈 수 있겠습니까’ 묻자 김 위원장이 ‘영광이죠’라고 대답했다”며 “나 역시 북쪽으로 넘어갈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