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또치쌤' 단원고 고창석 교사 조의금, 학생들에게 기부한다
입력 2017.11.19. 13:46
유가족, 3년7개월 만에 치른 장례식 조의금 모교·학생에 기부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을 생각한 남편 마음도 같을 것"
[한겨레]
고창석 교사의 빈소가 참사 3년 7개월만인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세월호에서 마지막까지 학생들을 구조했던 고 교사는 오랜시간 미수습자였다가 지난 5월 15일 유해 일부가 발견되면서 장례를 치르게 됐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3년7개월 만에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단원고 고창석 교사의 유가족이 조의금을 모교에 기부하기로 했다.
고창석의 아내 민아무개(38)씨는 지난 18일 조문객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저와 남편 앞으로 보내주신 조의금은 모교에 기부되어 훌륭한 교사를 양성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며 “일부 조의금은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사용하려고 한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민씨는 1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고 선생님의) 모교인 원광대 체육교육학과 후배들이나 예전에 근무했던 학교들에 기부하려고 생각중”이라며 “학교와도 협의가 필요해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씨는 기부를 결심한 이유로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을 생각한 남편의 마음에 따라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원고 인성생활부 교사로서 수학여행에 동행했던 고 교사는 참사 당시 학생들에게 “빨리 탈출하라”고 외치며 구명조끼를 입히는 등 제자들을 구조하며 배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다. 지난 5월15일 오랜시간 미수습 상태였던 그의 유해 일부가 세월호 선체 수색 과정에서 발견되면서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장례식이 치러졌다.
2000년 교직생활을 시작한 고 교사는 경기 안산 원일중·상록중·원곡중을 거쳐 2014년 3월 단원고에 부임했다. 학생들은 고 교사의 짧은 스포츠머리가 고슴도치 같다며 ‘또치쌤’이란 별명을 붙여주었다. 고 교사는 직무수행 중 순직이 인정돼 지난 13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한편 남은 세월호 미수습자인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씨·혁규 군 부자 등 5명의 유해는 끝내 찾지 못한 채 18일 오전 목포 신항 청사 2층 강당에서 합동 추모식을 치렀다. 이후 남현철·박영인 군, 양승진 교사의 장례식은 안산 제일장례식장에서, 권재근씨·혁규 부자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18일~20일 사흘간 장례를 진행한다. 글·사진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감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능일 아버지께 큰절 올린 수험생..독지가 "등록금 내주겠다" (0) | 2017.11.29 |
---|---|
입실 촉박한데 태워다준 아버지 다시 불러 큰절 올린 수험생 (0) | 2017.11.23 |
文 대통령 녹색 넥타이.. 安 대표 예우 제스처! (0) | 2017.09.28 |
은인의 죽음, 무덤 파며 슬퍼하는 고양이 (0) | 2017.09.25 |
'구해줘서 고마워'…쥐와 뱀으로 은혜 갚은 부엉이 (0) | 2017.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