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 증가에 "국민연금 나눠갖자"…분할신청 급증
송고시간 | 2016/08/29 06:00
분할연금 수급자 약 6년만에 3.63배 증가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황혼이혼이 늘면서 한쪽 배우자(전 남편 또는 아내)의 국민연금을 나눠 갖겠다는 신청자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이른바 '분할연금'을 신청해서 받는 수급자는 2010년 4천632명에 불과했지만 2011년 6천106명, 2012년 8천280명, 2013년 9천835명, 2014년 1만1천900명, 2015년 1만4천829명 등으로
늘었다.
분할연금 수급자는 올해 들어서도 1월 1만5천43명, 2월 1만5천380명, 3월 1만5천836명,
4월 1만6천413명, 5월 1만6천821명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분할연금 수급자는 2010년과 견줘 3.63배로 늘었다.
올해 5월 현재 분할연금 수급자를 성별로 보면,
여자가 1만4천881명, 남자가 1천940명으로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처럼 분할연금 수급자가 느는 것은 수십 년을 같이 살다가 갈라서는 노부부가 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의 '2015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를 보면,
작년 혼인 건수가 줄면서 이혼 건수도 10만9천200건으로 전년보다 5.5% 줄었다.
하지만 전반적 이혼감소에도 황혼 부부의 이혼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3만2천600건으로 2005년(2만3천900건)보다 1.4배 늘었다.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도 지속해서 늘어 작년에는 1만400건으로 10년 전(4천800건)보다 2.2배 증가했다.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전체 이혼의 29.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부부가 이혼하면 국민연금의 분할을 청구해 나눠 가질 수 있다.
집에서 애를 보고 가사노동을 하느라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했더라도
혼인 기간 정신적, 물질적으로 이바지한 점을 인정해 일정 수준의 노후소득을 보장하려는 취지다.
분할연금 수급권은 1999년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새로 만들어졌다. 일본,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스위스 등의 국가들도 분할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분할연금을 청구해서 받을 수 있다.
법적으로 이혼해야 하고 이혼한 배우자가 노령연금을 타야 하며,
이혼한 배우자와의 혼인 기간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에다 분할연금을 청구한 본인이 노령연금 수급연령(2016년 현재는 61세)에 이르러야 한다.
일단 분할연금 수급권을 취득하면 재혼하거나 이혼한 배우자가 숨져
노령연금 수급권이 소멸 또는 정지되더라도 이에 상관없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분할연금 수급권을 얻기 전에 이혼한 배우자가 숨져
노령연금 수급권이 소멸했거나 장애 발생으로 장애연금을 받으면, 분할연금을 받을 수 없다.
분할연금 수급권리는 앞으로 한층 강화된다.
지금까지는 이혼한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나눠 가지자고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이
분할연금 수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 이내' 였지만, 오는 11월부터는 '5년 이내'로 늘어난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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