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男 4명중 1명 이혼 위기.. 20년새 2.5배
[통계청, 한국의 혼인력 연구] IMF 직후 남성 혼인에 큰 변화.. 중졸 이하는 절반이 이혼 확률
조선일보 |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 입력 2015.04.30 03:00 | 수정 2015.04.30 09:41
건축업을 하던 김모(45)씨는 작년 말 이혼했다.
건설 경기 불황으로 빚만 쌓이면서 가정 불화가 심해졌다.
김씨가 진 빚으로 파산 위기에 놓이자 식당 일을 하는 아내 오모(43)씨는 남은 재산이라도 지켜
아이들을 돌보겠다며 이혼을 요구했다.
기혼 남성은 4명 중 1명꼴로 이혼 위기에 처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졸 이하는 절반(48.4%), 고졸은 10명 중 3명(28.2%),
대졸은 5명 중 한 명(20.6%)꼴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이혼 확률이 높은 것은 학력에 따른 소득·경제력 차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인구 동향과 김수영 사무관이 최근 발표한 논문 '한국의 혼인력 연구(1990~2010년)'에 따르면
남성이 이혼할 확률은 1990년 10명 중 한 명(10.4%)꼴에서
2010년 4명 중 한 명꼴(25.1%)로 20년 새 2.5배 늘어났다.
김 사무관은 "이혼은 개인 사정이나 가치관 차이 등 영향도 크지만
1997년 IMF 경제 위기 이후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이혼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현재 이혼율이 유지될 때 15세 이상 결혼한 사람들이 100세까지
어떤 상태가 될지(한국인의 생명표)를 인구센서스와 매년 신고된 결혼·이혼 자료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다.
기혼 여성의 이혼 확률도 같은 기간 9.9%에서 24.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재혼율도 떨어지고 있다. 1990년만 해도 이혼한 남녀 모두 열 중 일곱 이상은 재혼했다.
하지만 2010년에 모두 절반가량(남성 58.1%, 여성 56.1%)으로 뚝 떨어졌다.
평생 결혼하지 않는 미혼율도 크게 높아졌다.
남성 미혼율은 1990년 11명 중 한 명(8.7%)꼴에서 2010년 5명 중 한 명(20.9%)꼴로 2.4배 급증했다.
여성 미혼율은 같은 기간 5.1%에서 15.1%로 3배가량 높아졌다.
이는 결혼이 주는 이익이 혼자 사는 것보다 별반 크지 않은 데다
혼자 사는 데 따른 불편을 해결할 길이 다양하게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20년간 한국의 혼인력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큰 변화가 생겼다.
남성이 가정을 부양하는 게 지배적인 한국 사회에서 고용 불안 때문에
남성들의 혼인력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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