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조기퇴직자 10명 중 9명은 '8·9급'... 공직사회에 무슨 일이
발언권 약한 말단 그룹 이탈은 조직 건강 이상 징후
"신입에 일 몰아주기, 부조리에 질려 2년만에 퇴직"
2022년 2차 경찰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이 실시된 20일 수험생들이 서울 서대문구 명지중·고교에 마련된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만 명을 돌파한 재직기간 5년 미만 퇴직 공무원 10명 중 9명이 8ㆍ9급으로 나타났다. 발언권이 가장 약한 말단 그룹의 이탈은 조직 건강성 측면에서 이상 징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는 공무원 정원 축소 및 임금 동결까지 추진하고 있어 청년층의 공직 탈출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1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재직기간 5년이 안 되는 공무원 퇴직자는 2017년 5,181명에서 지난해 1만693명으로 두 배나 급증했다. 이 중 임기제ㆍ별정직 및 당연퇴직자 등을 제외한 자발적 퇴직자는 4,342명이었고, 여기서 다시 경찰, 소방공무원 등 일반직과 직급 체계가 다른 직종을 뺀 퇴직자는 2,348명으로 집계됐다.
공무원연금공단 자료를 토대로 이들을 직급별로 분류해보니 9급이 1,483명(63%)으로 가장 많았고, 8급 600명, 7급 210명 순으로 조사됐다. 8ㆍ9급 퇴직자가 전체의 89%를 차지한 셈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연령대별로도 20ㆍ30대 퇴직자가 80%를 넘는다”며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해지고 직업 간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63개국을 조사해 발표한 올해 국가경쟁력에서 한국은 27위를 기록했다.
특히 4개 평가 분야 중 ‘정부 효율성’은 36위로 더 뒤처졌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도’ 수준 역시 한국은 회원국 평균(50.4%)을 밑도는 45%에 불과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공직에 입문한 청년들의 조기퇴직 사유가 통계로 확인된 건 없다.
다만 관련 연구를 보면,
△낮은 보수
△조직 문화 회의감
△업무 과다에 따른 스트레스 등이 이유로 거론된다.
5년간 1%씩 정원을 감축(행정안전부)하고, 공무원 임금을 동결(기획재정부)하겠다는 새 정부 정책과 정면 충돌하는 대목이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은 “낮은 보수와 함께 젊은 공무원들의 근무 의욕을 떨어뜨리는 공직 문화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며 “대대적 혁신 작업을 마련해 위기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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