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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논란' 거세지게 만든 네 가지 장면..고심 깊은 尹대통령

일산백송 2022. 6. 16. 08:17

'김건희 논란' 거세지게 만든 네 가지 장면..고심 깊은 尹대통령

김문관 기자 입력 2022. 06. 16. 06:02 수정 2022. 06. 16. 08:15 
①작년 학력 위조 논란 커지자.."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기자회견서 눈물
②5월 尹대통령 취임 후 시민들 사이서 모습.. 과도한 팬덤과 이를 통한 사진 공개, 회장 욕설 논란
③반려견 중심 정책 제언 움직임도..조용한 내조 맞아?
④봉하마을 행보 '비선 논란'에 尹대통령 "(언론인) 여러분이 가르쳐달라"
윤석열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 뒤는 김 여사의 지인인 김모 충남대 무용과 겸임교수.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개인 비서가 없기에 평소 친한 분이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연일 소위 전 전 정권의 ‘최순실 프레임’과 유사한 ‘비선 실세’ 공격에 한창이다. 국내외를 둘러싼 경제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정권 초, 이 같은 논란은 윤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허니문 기간’임에도 불과하고 50%대를 오르내리는 등 낮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두고 소위 ‘검찰 공화국’ 논란을 일으킨 공직 인선과 함께 아내 리스크를 거론하고 있다. 대통령실도 고심이 깊다.

이 같은 논란이 생긴 근본적인 이유는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김 여사 스스로가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조용한 내조’를 말했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김 여사에 대한 ‘팬클럽’이 생기고, 팬클럽 회장이 욕설을 하면서 논란이 더욱더 커졌다. 지난 13일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당시 지인을 동행하면서 논란이 확대하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방문하려던 계획은 일단 연기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취임 전부터 논란을 부른 김 여사의 행보를 크네 가지 장면으로 정리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에서 한 시민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허위이력 의혹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작년 학력 위조 논란 커지자...“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기자회견서 눈물

김 여사가 대중 앞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주말이었던 지난해 12월 26일 기자회견에서다. 그는 본인의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이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이다.

김 여사는 지난 2007년 수원여대에 제출한 겸임교수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기재하고 수상 실적을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씨는 의혹을 제기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도 내용 일부를 인정했지만,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측은 일부 보도 내용을 반박하는 자료를 냈다. 사태가 커지자 윤 당시 대선 후보가 직접 공식 사과했지만 민심은 냉담했다.

이에 김씨가 공식 사과해야 하는지를 두고 선대위 내부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처음에는 ‘대선 후보 배우자가 직접 나선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했지만 최근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공개 사과로 입장이 바뀌었다.

김씨는 이날 당시 윤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며 눈물을 훔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남편이 저 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돼 정말 괴롭다”며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에도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아내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본관 대정원에서 열린 청와대 개방 특집 KBS 열린음악회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②5월 尹대통령 취임 후 시민들 사이서 모습... 팬덤, 사진 공개, 팬클럽 회장 욕설 논란

김 여사는 지난 5월 10일 윤 대통령 취임 후 KBS열린음악회와 서울 시내 극장 등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한 당시 그를 만나기도 했다.

이 와중에 다수 팬클럽의 밀착 행보가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다. 최근 대통령 집무실에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촬영한 사진이 대변인실이 아닌 팬클럽을 통해 언론에 공개됐다. 당연히 대통령실은 해명 과정에서 진땀을 흘렸다.

특히 팬클럽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의 미공개 사진을 지속적으로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게다가 강 변호사는 팬클럽 회장 신분으로 ‘매관매직척결국민연대’라는 시민단체를 만들어 가입비를 1만원씩 모금한다는 공지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리며 논란을 키웠다.

강 변호사는 자신의 행태를 비판한 유창선 정치평론가에게는 페이스북을 통해 “그지 같은 000, 뭐 눈에는 뭐만 보이냐. 내가 너 같은 그지 000냐”라고 욕설을 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비판이 거세지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아내 김건희 여사가 세월호 참사 8주기 다음날 '노란색 스카프'를 착용하고 윤 당선인과 산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17일 '노란색 스카프'를 착용하고 윤 당선인, 반려견 토리와 함께 반포 한강공원을 산책하는 모습. /뉴스1

③반려견 중심 정책 제언 움직임도...조용한 내조 맞아?

지난 13일에는 김 여사가 ‘동물 사랑’을 주제로 진행한 최초의 언론 인터뷰가 공개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날 공개된 서울신문과의 첫 인터뷰에서 “동물 존중에 대한 사명이 있다”며 ‘동물권’을 화두로 던지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에서) 동물학대와 유기견 방치, 개 식용 문제 등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 여사가 인터뷰에서 “경제 규모가 있는 나라 중 개를 먹는 곳은 우리나라와 중국뿐”이라며 개 식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점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김 여사의 발언을 두고 찬반 여론이 갈렸다. 김 여사가 개를 식용으로 사용하는 국가로 한국과 중국을 거론했지만, 이 밖에도 스위스,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서 개고기를 먹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려와 식용을 구분하지 못해 생기는 단편적인 견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 온라인상에서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지나친 권리침해”라는 지적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④봉하마을 행보 ‘비선 논란’에 尹대통령 “(언론인) 여러분이 가르쳐달라”

김 여사에 대해 논란이 거세진 지난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 동행했던 사람들 중 일부가 전직 ‘코바나콘텐츠’ 직원들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면서다. 코바나콘텐츠는 김건희 여사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회사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5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봉하마을 방문 당시) 사진을 보면 네 분의 여성이 등장하는데, 한 분이 (김 여사와 10년지기 친구인) 김량영 교수고 나머지 세 분은 대통령실 직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 교수를 제외한 대통령실 직원 세 명 중) 한 분은 다른 일을 예전에 했고, 두 분 중 한 분은 코바나콘텐츠에 잠깐 근무했으며, 다른 한 분 역시 그쪽(코바나)에서 일을 도왔던 적이 있다”면서 “다만 이분들 모두 전직 직원으로서 현재는 코바나와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대통령실 채용 배경에 대해선 “지금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전직) 대통령도 오래 일했거나 잘 아는 분들을 가까이 두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차원에서 같이 일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과거 어떤 대통령 영부인이 사적 채용을 했느냐’는 지적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적 채용은 조금 어폐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1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방문할 당시, 자신이 설립·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 임직원 3명을 대동했다. ‘무속인’ 의혹이 일었던 충남대 무용학과 김량영 겸임교수는 과거 코바나 전무를 맡았다. 또 다른 여성 2명도 코바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정식 직원이고, B 씨는 프리랜서 자격으로 김 여사와 코바나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는 물론 대선 캠페인에도 참여한 최측근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B씨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때 ‘개 사과’ 사진과 ‘김건희 귤’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윤 대통령 본인도 곤욕스러워하고 있다. 그는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의 지인 동행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 부인으로서 안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며 “지금 뭐 공식적인 수행, 비서팀이 전혀 없기 때문에 혼자다닐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논란에 따른 제2부속실 재설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는 “저도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라 공식·비공식(일정)을 어떻게 나눠야 할 지 모르겠다”며 “일을 어떤 식으로 정리해야 할 지 국민 여론을 물어가며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명확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근 조선비즈와 만나 “김 여사가 본인 말대로 ‘조용한 내조’에 치중하던지, 아니면 제대로 활동을 공식화할지,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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