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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속 취임하는 바이든…美 대통령 역대 취임식은 [위클리 글로벌]

일산백송 2021. 1. 16. 15:56

팬데믹 속 취임하는 바이든…美 대통령 역대 취임식은 [위클리 글로벌]

기사입력 2021.01.16. 오후 3:02 

 

1801년부터 의사당서 취임선서 전통
100만명 몰리던 워싱턴DC, 전면 차단
20일 바이든 취임식, "TV로 보세요"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전경. /사진=미국 의회 자료실

 

[위클리글로벌] 미국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취임식은 1789년 4월 30일 당시 뉴욕 '페더럴 홀' 상원 발코니에서 열렸다.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은 취임 선서 후 성경에 키스를 했고 취임식은 성대한 불꽃놀이로 마무리됐다.

모든 비용은 연방 예산이 아니라 지지자들이 부담했는데 이 전통은 지금도 이어져

조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준비위원회도 진작부터 소액 기부금 모금에 공을 들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식을 위해 우리 돈으로 1000억원이 훌쩍 넘는 1억670만달러를 끌어모았다.

최근 작고한 카지노 재벌 셸던 애덜슨이 500만달러를 내는 등 100만달러 이상 기부한 기업이나 개인이 40곳에 달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인당 5만달러로 상한선을 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마저 없애는 바람에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꼭 2배를 더 걷어갔다.

심지어 경제난에 처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도 50만달러를 냈다.

지금처럼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연 것은 1801년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처음이었다.

대통령 취임사가 신문에 실린 것도 이때가 처음이다.

실내가 아니라 의사당 외부에 있는 포르티코(주랑현관)에서 선서를 한 첫 번째 대통령은 7대 앤드루 잭슨이었다.

아일랜드 이민자 아들로 태어난 잭슨은 농민과 노동자에 정치적 기반을 둔 대중 민주주의를 주창했던 인물로,

불같은 성격 때문에 별명이 '올드 히코리'였다. 대선 후보를 일반 당원들이 뽑도록 만든 것도 잭슨 대통령이었다.

그런 잭슨답게 취임식 날 백악관에서는 카우보이들까지 모여들어 왁자지껄한 파티가 밤새 계속됐다고 한다.

물러나는 대통령과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이 마차를 같이 타고 취임식장에 함께 간 것은 

1837년 8대 대통령인 마틴 밴 뷰런 때가 처음이었다.

전직 대통령이 취임식에 참석하는 전통이 이때부터 생겼지만

오는 20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 때 트럼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는다고 이미 밝혔다.

1865년 3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취임식 날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참석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앞서 링컨은 1861년 첫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DC까지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취임식 때 링컨과 똑같은 경로로 기차를 탔다.

중간에 델라웨어주 윌밍턴역에서 바이든 당시 부통령 당선인을 태웠다.

19세기까지는 상원의원만 취임식에 참석했으나 1901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 취임식부터 하원의원에게 문호가

개방됐다. 취임 선서 후 백악관까지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 첫 대통령은 1921년 워런 하딩이었다고 한다.

지금처럼 1월 20일이 대통령 취임식 날짜로 굳어진 것은 1937년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부터다.

20차 헌법 개정으로 날짜가 이날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1951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연임이 1회로 제한되기 전에 무려 4번이나 연임에 성공했다. 

1949년 해리 트루먼은 사상 처음으로 텔레비전 생중계 속에서 대통령에 취임했던 인물이다.

화려한 전후 축하 행사가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것은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취임식부터다.

군악대를 동원해 성대한 퍼레이드를 벌였고 당일에만 5차례 연회가 열렸다.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자 린든 존슨 당시 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 내부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했다. 케네디 대통령 암살은 취임식 풍경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1969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취임 때는 처음으로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의사당 잔디밭에 입장할 수 있었다.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 취임식부터는 전임 대통령이 의사당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작별하는 관습도 생겼다.

물론 백악관에서 플로리다로 곧바로 떠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예외다.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을 앞두고 지난 12일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사진=신헌철 특파원

 

바이든 당선인의 제59대 대통령 취임식은 또 다른 의미에서 미국 대통령 취임식 역사를 새로 쓸 듯하다.

우선 현대 역사상 가장 적은 인원이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다 지난 6일 발생한 의사당 폭력 사태의 후폭풍으로 취임식은 기본적으로 '버추얼 방식'이다.

실제 참석자는 상하원 의원을 합쳐 1000여 명 수준으로 예상된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는 초청장만 20만장이 뿌려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애초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서 워싱턴DC까지 '암트랙' 기차를 타고 이동할 계획이었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 매일 암트랙을 타고 출퇴근했다. 그러나 경호상 문제로 이 계획도 틀어졌다고 한다.

의사당에서 백악관으로 가는 내셔널 몰 자체가 취임식 당일에 완전 폐쇄돼 퍼레이드도 직접 볼 수 없다.

그 대신 경로에 19만기에 달하는 성조기를 설치한다.

예전 같으면 군중 100만명 이상이 취임식 날 워싱턴DC로 몰려들어 한바탕 축제를 벌였을 것이다.

의사당 야외에서 열리는 취임식 전통은 고수하기로 했다. 물론 TV로 취임식 전체가 생중계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서 축가를 부르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 /사진 제공=위키피디아

 

취임식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취임식은 조지타운대 총장을 지낸 레오 오도너번 신부의 기도로 시작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케네디에 이어 미국 역사상 가톨릭을 종교로 가진 두 번째 대통령이기 때문에

목사가 아니라 신부가 참여하는 것이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국제소방관협회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지부장인 소방관 앤드루 홀이 맡기로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때 자신을 지원해준 노동조합에 감사하는 의미로 취임식에서도 역할을 맡긴 셈이다.

국가는 오랜 민주당 지지자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부른다.

케네디 대통령 취임식부터 축시를 읽는 순서가 생겼는데 이번에는 전미청소년시대회 첫 수상자인 어맨다 고먼이

축시를 읽을 예정이다. 축하 공연은 라티노 팝스타인 제니퍼 로페즈에게 맡겼다.

새로운 대통령의 탄생을 현장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국민을 위해 취임식준비위원회는 당일 저녁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축하 공연을 TV로 방영한다.

워싱턴DC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면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바이든 시대를 축하하는 성대한 행사를

다시 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워싱턴/신헌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