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코로나19 투입, 우리가 노예냐" VS 정부 "그런 계획 없다"
정은나리 입력 2020.12.15. 19:11 수정 2020.12.15. 20:34
"'봉사활동 전제' 제안 있어 검토"..
당국 밝힌 '전공의 투입' 발언 배경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방역에 전공의 투입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우리가 노예냐”며 반발했다. 이에 정부는 전공의 코로나19 활용 계획이 없으며, 그런 입장을 의료진에게 제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15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전공의를 (코로나19 방역 현장에) 긴급 투입할 생각이 없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 연합뉴스
손 반장은 “의료인력 확보 관련해 강제 동원까지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만약의 경우 의료인을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전공의보다는 현장에서 필요한 전문의 등을 우선순위에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손 반장은 “의료계 간담회 과정에서 12월~내년 1월 전공의 시험이 예정돼 있고 기존 업무가 많은 전공의를 위해 이를 완화해줘야 원하는 전공의가 코로나19 현장에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제안이 있어 검토하게 된 것”이라며 ‘전공의 방역 투입’이 거론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먼저 전공의 투입 방안을 제안하고, 강제력을 동원하겠다고 밝힌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대전협은 전날 성명서를 통해 전문의 자격시험을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3~4년차 전공의들을 코로나19 진료 현장에 차출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전공의들을 차출하겠다고 하는 것은 가혹한 환경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들에게 짐을 더 얹는 것과 같다”며 “일부 국립대학병원에 속한 전공의들은 코로나19 병동 업무도 맡으며 과중한 업무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의료용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뉴시스
전공의는 대학 졸업 후 의사면허를 취득한 뒤 대학병원에서 인턴·레지던트 등으로 불리며 수련 받는 의사로, 레지던트 과정이 끝나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는 시험을 볼 수 있다. 대전협은 전문의 시험 면제 조건으로 3~4년차 전공의들을 차출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시험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리는 처사”라며 “시험이 50여일 남은 상황에서 전공의들의 의견 수렴이 없는 현 상황은 절차적 민주주의도 위배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대전협은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정책과 여론몰이로 의사집단과의 신뢰를 깨뜨렸다”며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의료진 대부분이 간호사들’이라고 올렸던 글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서, 이미 마른 수건 짜듯 일하며 자신들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면서 정부가 아무 때나 부른다고 달려갈 수 있는 노예가 아니다”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대전협은 “코로나19 대응 인력 보충을 위해 의대생 국시 면제 및 코로나19 방역 투입도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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