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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의 대통령 될 것"..첫 업무명령은 파리협약 재가입

일산백송 2020. 11. 5. 18:33
바이든 "미국의 대통령 될 것"..첫 업무명령은 파리협약 재가입
최현준
입력 2020.11.05. 18:06

인수위 띄워 '당선' 기정사실화

미국 대선에서 승리가 유력시되는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4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발언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윌밍턴(델라웨어주)/AP 연합뉴스
두 번째 승리 확신 연설 → 파리기후변화 협약 복귀 시사 → 인수위원회 누리집 개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튿날인 4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대선 승리를 확정짓기 위해서는 아직 6~17명의 선거인단을 더 확보해야 하지만 몇몇 경합주들에서 확실히 앞서 있어, 사실상 대선 승리 초읽기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 0시40분께 짧은 연설을 했던 바이든 후보는 15시간 여 만인 오후 4시9분 다시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두 번째 연설에 나섰다.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에 도달하기에 충분한 주들에서 우리가 이기고 있다”며 “이것은 나와 우리의 승리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미국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민주당원으로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통치할 것”이라며 “대통령직 자체는 당파적 기관이 아니다. 이 나라에서 모든 사람을 대표하는 유일한 직책이며 모든 미국인을 돌볼 의무가 요구된다. 그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새벽에 이뤄진 그의 첫 연설이 불안한 우위 속에서 지지자들을 안심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두 번째 연설은 대선 승리를 확정짓는 동시에 대통령으로서 본인의 자세까지 공표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실상 선거 승리를 선언한 셈이지만, 실제 승리 선언은 공식 결과발표 뒤 다시 한 번 이뤄질 전망이다.

바이든 쪽은 트럼프 쪽과의 소송전도 이미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바이든 캠프는 이날 줌을 이용한 화상 브리핑에서 “계획에 따라 우리는 선거에서 이기고 있고, 이길 것이며, 선거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캠프가 법률 대응과 홍보에 대한 전략을 세워 선거 이후 상황을 미리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추상적인 승리 선언에 그치지 않고, 트위터 계정을 통해 대통령이 된 뒤 해야 할 구체적인 업무 계획도 내놨다.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변화 협약에 복귀할 것을 약속한 것이 첫번째다. 기후변화 위기를 음모론 수준으로 간주하며 국제 협약을 탈퇴한 트럼프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바이든 캠프는 승리를 기정사실화 하듯 대통령 당선 확정 전 인수위원회 누리집도 미리 개설했다. 바이든의 공약 대표 문구였던 ‘빌드 백 배터’(https://buildbackbetter.com/)를 주소로 하는 누리집에 접속하면 ‘바이든-해리스 이양’이라고 적힌 화면이 나온다.

누리집에는 “미국 국민이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지를 결정할 것이다. 개표는 미 전역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팬데믹(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경기 침체, 기후 변화, 인종 간 불평등에 이르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인수위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당선) 첫날부터 의욕적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계속할 것”이라고 적혀 있다. 다만 구체적인 항목이나 내용 등은 아직 담겨있지 않았다.

바이든 인수위 쪽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미국 최고 보건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도 만들 계획으로 알려졌다. 바이든과 가까운 한 관계자는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이미 선거운동 때부터 당선을 자신했기 때문에, 실제 당선된 것처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승리 확정 전이지만 정권 인수 작업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승리를 확정짓고,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움직임에도 맞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