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 그것이 알고 싶다.

하늘 이야기

교황청 “교황의 동성결혼 지지 발언, 짜깁기로 왜곡됐다”

일산백송 2020. 11. 3. 08:04

교황청 “교황의 동성결혼 지지 발언, 짜깁기로 왜곡됐다”

“동성결혼 카톨릭에선 부적합, 밝혔는데 편집돼”

김은경 기자

입력 2020.11.03 06:54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경내 테우토닉 묘지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교황청은 최근 다큐멘터리에서 ‘동성 결합을 지지한다’고 한 프란치스코 교황 발언은 편집 과정에서 왜곡된 것이며,

동성애에 대한 가톨릭의 교리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2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교황청 국무원은 전 세계 각국에 주재하는 교황청 대사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내 주재국 주교들과 공유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지난달 21일 이탈리아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프란치스코’에는 교황이 동성애 커플을 거론하면서

“그들도 하느님의 자녀이며 가족이 될 권리가 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비참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장면이 담겼다.

바티칸은 이 발언이 “동성애적 성향을 지닌 자녀가 가족 내에서 차별을 받거나 쫓겨나선 안 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동성 결혼을 통해 가족을 구성할 권리가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취지다.

21일 로마에서 개막된 로마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된 '프란치스코' 라는 다큐멘터리./로마국제영화제

바티칸은 또 교황이 “우리는 시민결합법(Civil union law)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그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다. 나는 이를 지지한다”라고 한 발언도 왜곡됐다고 했다.

 

이는 일부 국가에서 동성애자에 대해서도 건강보험과 같은 복지 혜택을 보장하기 위해 시민결합법을 채택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동성결혼을 가리킨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AP는 “이 부분은 2019년 멕시코 텔레비사와 진행된 인터뷰의 미방송분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텔레비사 인터뷰에서도 교황은 자신이 항상 가톨릭 교리를 유지했다고 밝히며

“동성결혼은 가톨릭에선 부적합하다(incongruity)”고 말한 바 있다.

교황청은 다큐멘터리가 이 발언은 통째로 편집했다고 강조했다.

다큐멘터리를 만든 러시아 태생의 미국인 에브게니 아피네예브스키 감독은 편집 과정에 대한 입장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다큐멘터리 상영 전, 논란이 된 발언이 담긴 교황 인터뷰가 이번 다큐멘터리를 위해 새로 진행된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가 이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교황청은 서로 다른 시점에 진행된 두 건의 인터뷰 장면이 짜깁기되면서 발언의 취지와 맥락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