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염수 방류 첫날 부산 자갈치 시장 가보니…"우리 생계 어짜노"
'오염수 방류'에 부산·경남 소비자·수산업계 '울상'
24일 오후 3시쯤 부산 중구에 있는 자갈치 시장. 이 시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어시장이다. 인지도가 높은 만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시장이다. 그런데 이날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휴가철을 감안하면 여행객들로 아침부터 점심뿐 아니라 저녁 시간때까지 붐비는 명소임에도 이 시장 주변은 썰렁했다. /부산 = 조탁만 기자[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창원=강보금 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24일 부산·경남 지역 수산업계는 '한숨' 그 자체였다.
이날 오후 3시쯤 부산 중구에 있는 자갈치 시장. 이 시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어시장이다. 인지도가 높은 만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시장이다. 그런데 이날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휴가철을 감안하면 여행객들로 아침부터 점심뿐 아니라 저녁 시간때까지 붐비는 명소임에도 이 시장 주변은 썰렁했다.
10여년 동안 생선을 판매해 온 60대 상인 이모(여)씨는 "전멸이다. 화가 난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할말이 많다는 듯 말을 이어가는 그는 "정부가 항의도 없이 (원전 오염수 방류를) 동의했다"고 목에 핏대를 세웠다.
그러면서 "코로나 때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당시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만 조심하면 됐었기 때문에 필요하면 구매를 하러 왔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오염수 방류로 인한 불신이 점점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구매 자체를 하지 않으려 한다"고 토로했다.
10여년 동안 어패류를 팔아온 60대 상인 이모 씨는 "확인은 되지 않지만, 다시마·멸치·미역을 20년 동안 판매할 양을 사 간 사람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원전 오염수 방류 시점의 이전 수산물을 대량으로 사가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귀뜸했다.
또 다른 상인 최 모씨는 "생계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면서 "조금 있으면 추석인데,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이런 일이 생기는 지 너무 힘들다"고 했다. 또 "과학적 검증을 했다지만 사람들은 사회적 검증이 없어 불암감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수십년동안 곰장어집을 운영해온 상인 60대 김모(여)씨도 사정은 비슷했다. 김 씨는 "정부 탓만 할 게 아니다. 과학적으로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언론이 불안감을 더 조성하는 것 같다"며 불쾌함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리해서 파는 우리들 업종보다 수산물 자체를 판매하는 상인들이 아마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했다.
같은날 오후 3시 30분쯤 창원시에 있는 마산어시장의 상인들 표정 역시 썩 밝지만은 않았다. /창원 = 강보금 기자.같은날 오후 3시 30분쯤 창원시에 있는 마산어시장의 상인들 표정 역시 썩 밝지만은 않았다.
마산어시장의 한 상인 40대 A 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됐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내일부터는 어떻게 될 지 짐작할 수 없게 됐다"면서 "장사에 손해를 끼칠까 걱정은 물론 된다"고 말했다.
다른 가게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70대 상인 B 씨는 "평생 생업으로 해 오던 일인데 무슨 일이야 있겠냐만은 오늘 오염수를 방류했다고 하니 걱정이 되긴 한다"면서 "하지만 정부에서 안전하다고 했으니 그 말을 믿는 수 밖에는 없지 않겠나"라고 다시 생선 손질에 집중했다.
수산물 골목을 넘어 건어물 가게가 모여 있는 골목에 접하자 건어물을 사재기를 하기 위해 모여든 고객들로 북적였다.
창원 성산구에서 거주하는 40대 C 씨는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소식에 급히 멸치나 쟁여둘 수 있는 상품들을 사러 왔다"며 두 손 가득 검은 봉지를 내밀어 보였다.
일부 상인들은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 연일 보도하는 언론을 의식이나 한 듯 "오늘은 장사가 잘 되는 편"이라고 말하면서도 나오는 한숨을 숨기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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