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술자리’ 제보자, 한동훈 고소에 충격 받았나…“민주주의 퇴보하고 있어”
“한동훈은 이미 칼춤 추고 있어…우리나라 역사상 이런 법무부 장관 보셨나”
한동훈 장관에 ‘반말’하며…“맨날 짜치게 고소하는 게 명예훼손인데 너가 무슨 명예가 있어?”
“뭐 대단히 명예가 있는 것처럼 왜 그래…명예는 본인이 세우는 게 아니라 타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
첼리스트 A씨 법률대리인 박경수 변호사 저격글도…“박경수는 이 후폭풍 어떻게 감당하려나”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폭로된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보자이자, 첼리스트 A씨의 전 동거인 B씨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고발당한 뒤 "한동훈은 이미 칼춤을 추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상 이런 법무부 장관 보셨나"라면서 "시민인 제보자(본인·B씨)를 고소하고 언론사 기자들 전원을 고소한다. 민주주의는 이렇게 퇴보하고 있다"고 씁쓸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동훈 장관에게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B씨는 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저 포함 탐사기자 6명 전원을 한동훈이 직접 고소를 했다. 저는 괜찮은데 시민 언론 더 탐사를 지켜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B씨는 한 장관을 향해 반말과 함께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동훈아. 그리고 맨날 짜치게 고소하는 게 명예훼손인데 너가 무슨 명예가 있어?"라며 "뭐 대단히 명예가 있는 것처럼 왜 그래. 명예는 본인이 세우는 게 아니라 타인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거다"라고 비난 섞인 글을 남겼다.
첼리스트 A씨와 관련된 게시물을 썼다. B씨는 "우리는 최근 일년 동안 단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다. 그 흔한 말다툼도 조차 없었다"며 "제가 핸드폰을 작년 7월 바꾸고 자동 녹취 기능을 선택한다. 왜냐하면 제가 허위고소로 벌금 150만원 벌금형을 받는다. 전 억울해 정식재판을 통해 결국 1, 2심 무죄를 받았다. 재판 중이라 자동 녹취를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첼리스트 A씨의 법률대리인 박경수 변호사를 저격하는 글도 남겼다. B씨는 "지금 더탐사 보고 있는데 참 재미있다. 친구들도 웃으면서 카톡이 온다. 너무 재미있다고"라면서 "전화 와서 본인이 나서서 다 밝히겠다는 다혈질 친구도 있고. 박경수(첼리스트 A씨 법률대리인)는 이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하려나"라고 박경수 변호사에 날을 세웠다.
앞서 전날 B씨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을 비난하는 글을 적으며 다소 흥분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그는 "결국 올 게 왔네요"라면서 "진짜 별 깜냥도 안 되는 둘이 같잖다. 무슨 검사판 '덤앤더머' 같아"라고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을 정조준했다. "너네 둘 노는 거 보면 아주 재미진다. 자기네만 몰라요. 국민들이 싫어하는 거. 뭔 벌거벗은 임금도 아니고"라고도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그립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B씨는 "세계 어느 나라의 법부부 장관이 일반 시민을 상대로 고소를 남발하나. 또 넌(한동훈 장관) 그 머리로 어떻게 정치를 하려고 하는 거야? 정치의 가장 큰 무기는 포용인데. 너 지금 구름 위를 떠다니는 것 같아? 응 즐겨. 맘껏"이라며 "너 때문에 내 전투력 충전시켜줘서 고맙고 너가 일개의 장관이라 비하했던 추 장군(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그립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예상대로 참고인에서 피의자가 됐다. 설마 이렇게까지 할까 했는데 진짜 하네요"라면서 "정말 상상 이상의 것을 꾸준히 보여주는 우리 대통령. 근데 소재가 떨어지면 어떡하나. 아 군인이 나오면 되겠네"라고 비꼬기도 했다.
특히 B씨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추가 폭로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강진구 기자랑 통화했는데, (한동훈 장관이) 벌써 저랑 강진구 고소했다고 한다. 아이고 급하셨나보네. 경찰 중간 수사 결과조차 안 나왔는데"라며 "그리고 아직 2라운드 한창 진행 중인데. 2라운드 승자는 과연 누가될까. 경기 종료는 늦어도 모레까지. 기대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현재까지 B씨가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꺼내놓은 '증거'는 하나도 없다. 일부 진보 성향의 매체에 전달한 녹취록이 전부인데, 정작 녹취록 당사자인 첼리스트 A씨는 지난달 23일 경찰 조사에서 "술자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 동거인인 B씨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첼리스트 A씨의 입으로부터 시작된 것인데, 당사자가 거짓임을 밝혔기 때문에 '날조'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다.
앞서 전날 한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 2일 청담동 술자리 저질 가짜뉴스 유포와 관련해 김의겸 의원, 더탐사 관계자들, 제보자 B씨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법원에 (김 의원 등을 연대해)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이 김 의원을 직접 고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장관이 10억짜리 소송을 걸었습니다'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술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이 왜 명예훼손이 되는지 모르겠다. 설사 훼손이 됐다 하더라도 10억원 짜리나 되는지는 더더욱 몰랐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김 의원은 "앞으로는 아무리 궁금한 일이 있더라도 10억원이 없다면 절대로 물어봐서는 안 되겠다. 10억원 소송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에 대한 어떤 의혹 제기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돈으로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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