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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찬 스마트폰 '속' 정리했더니 세상에 '속'이 다 후련! 디지털 미니멀리즘

일산백송 2019. 1. 11. 19:47

경향신문
꽉 찬 스마트폰 '속' 정리했더니 세상에 '속'이 다 후련! 디지털 미니멀리즘
장회정 기자 입력 2019.01.11. 17:01 수정 2019.01.11. 17:59

[경향신문] ㆍ디지털 미니멀리즘 실천기

이제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생존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은 동시에 심적 압박감을 주는 존재가 됐다.
지금 이 시각에도 빨간색 실리콘 케이스를 곱게 입은 스마트폰은 838통의 e메일, 19개의 소셜미디어 알림, 50개 이상의 뉴스 알림, 266개의 은행 및 카드사 알림을 공지하며 나의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4대의 스마트폰을 거치며 차곡차곡 저장된 수만장의 사진은 더 큰 용량의 ‘비싼’ 스마트폰을 사라는
부담감이 된 지 오래다. 스마트폰 사용 10년차,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이른바 ‘디지털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는 여행블로거(여행가세라 blog.naver.com/sera8668)
권세라씨는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체크한 뒤 불필요한 것부터 줄여 나가라”라고 조언한다.



■ 불필요한 것부터 삭제하라

2015년 일본의 유명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의 강연을 들은 뒤 미니멀라이프에 눈을 뜬 권씨는 1년 사이 2번의 이사를 계기로 정리하는 삶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 종착지가 디지털 미니멀라이프였다. 첫 번째로 손을 댄 것은 스마트폰이다. 일단 지난 1년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삭제했다. 모바일 앱 분석기업 앱애니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은 하루 평균 3시간 모바일 앱을 사용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권씨는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앱 이용 패턴을 확인해보기를 권했다. 스마트폰의 목표 사용 시간을 설정하고 실제 사용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앱을 활용하면 된다.

“e메일 정리를 하다가 지난 4년간 일본 친구가 보내온 신년카드를 뒤늦게 발견했어요. 방대한 메일 사이에 묻혀 있어 확인하지 못했던 거죠. 불필요한 e메일의 수신 거부를 하는 데에만 꽤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그 과정을 거치고 나니 e메일은 진짜 필요한 사람과 소통하는 창구가 됐어요.”

권씨 역시 매년 신년계획을 세울 때마다 ‘청소’를 리스트에 올리는 사람 중 하나였다. 해야 할 일은 넘쳤고 늘 뭔가 정리되지 않은 찜찜함이 가시지 않았다. 지난 연말, 권씨는 큰 맘 먹고 2만장이 넘는 스마트폰 속 사진을 지웠다. 매일 들여다보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정리하자 시야가 트이는 느낌이 들었다.

“컴퓨터를 켜면 딱 필요한 일만 하게 되지 않잖아요. 불필요한 것도 검색하고 살 생각도 없는 옷을 들여다보게 되죠.”

즐겨찾기와 파일 정리에 들어갔다. 즐겨찾기 리스트에 있지만 1년에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사이트가 30% 이상이었다. 중요한 사이트는 별도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리스트에서 없앴다. 컴퓨터 사용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 슬슬 욕심이 났다.

쌓여만 가는 사진 수만 장 새 폰 사도 모자란 저장 공간 수시로 울리는 푸시와 알림 이건 뭔가 아니다 싶어

사진·파일 과감히 지우고 스마트폰 흑백으로 바꾸고 사용 제한 시간 적용하니… 되려 세상에 더 집중하게 돼

스마트폰아 네가 아무리 날 불러도 이젠 끌려다니지 않을테다

“컴퓨터 사용 시간을 체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실제로 제가 하루 6시간 이상 사용하고 있었어요. 이를 토대로 작업 시간을 5시간에서 3시간으로 차차 줄였고 이후에는 월·수·금요일을 컴퓨터 작업일로 정해서 지키고 있어요. 만약 컴퓨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조금 극단적이긴 하지만, 맞춰놓은 시간에 강제로 컴퓨터가 종료되는 타이머 기능을 사용해보세요.”

새 소식을 놓치지 않을까, 중요 이벤트 참가에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각종 앱에서 날아드는 ‘알림(푸시)’을 끄는 것은 현대인에게 제법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일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면 권씨는 과감하게 카카오톡 알림을 껐다. 권씨에게 디지털 미니멀라이프는 곧 디지털 디톡스(디지털 중독을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고 휴식을 취하는 것을 해독 요법에 비유한 용어)였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빼앗기고 있었어요. 컴퓨터 사용 시간을 줄여도, 카카오톡을 조금 늦게 확인해도 제 커리어에 아무 지장이 없었어요.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는데, 습관적으로 낭비했던 지난날을 반성하게 됐죠.”

권씨는 ‘스스로 만든’ 시간에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고 운동을 하고 있다. 디지털 미니멀라이프의 만족도는 주변에 권할 정도로 높다. 가끔 지인들과 만나면 대화에 집중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이를 가장 먼저 만지는 사람이 밥값을 치르는 게임을 하기도 한다.

■ 디지털 미니멀라이프 = 디지털 디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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