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쭐'난 치킨집 사장의 근황.."협박에 공황장애 겪어"
'돈쭐'난 치킨집 사장의 근황.."협박에 공황장애 겪어"
이주연 입력 2022. 08. 23. 10:50 수정 2022. 08. 23. 11:09 댓"기부하는 기쁨으로 안 좋은 기억 지우겠다"

2년 전 배고픈 형제에게 공짜로 치킨을 내줬다는 사연이 알려져 이른바 ‘돈쭐’(돈과 혼쭐을 합친 신조어)이 났던 치킨집 점주가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힘든 시간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유튜브 ‘SBS pick’ 채널에 ‘조용히 꾸준하게 기부를 이어 나가는 치킨집 사장님’이라는 제목으로
철인 7호 홍대점 점주 박재휘씨의 인터뷰 영상이 게재돼 있다.
이 영상은 지난해 10월 공개됐으나 박씨가 지난달 서울시가 선정한 ‘제5기 서울시 명예시장’(소상공인 분야)에 선발된 것 등을 계기로 최근 재조명됐다.
영상에서 박씨는 미담이 전해진 후 자신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일부 시민 탓에 마음의 병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누리꾼들은 박씨를 걱정하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그는 공황장애와 우울증 약을 꺼내 보인 뒤 “취하셔서 주먹으로 가슴을 툭툭 치신다든지 언제까지 이 계좌로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당신 가게 앞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편지를 받은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기부하는 기쁨으로 이런 안 좋은 기억을 지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일단 건강 먼저 챙기고 하던 대로 열심히 하다 보면 또 잘될거고, 잘되면 나누면서 살 수 있을 테니까 (괜찮다)”고 했다. 또 기부나 후원 활동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대신 주변에 알릴 생각은 없다. 조용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씨는 2020년 당시 18세였던 고등학생 A군 형제에게 선행을 베풀었다.
5000원만 손에 쥔 채 치킨 골목을 돌아다니던 형제를 가게로 부른 뒤 치킨 두 마리를 대접한 것이다.
그는 돈을 받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몇 번 찾아온 A군의 남동생에게 치킨을 공짜로 주거나 머리가 길어지면 이발을 시켜주는 등 따뜻한 보살핌을 전했다.
이 미담은 지난해 A군이 본사에 감사의 손 편지를 보내면서 알려졌다.
이에 시민들은 치킨을 주문한 뒤 치킨을 받지 않는 방식의 ‘돈쭐’ 인증을 이어가며 박씨의 선행에 감동을 표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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