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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1명 잃는 동안, 윤석열표 ‘이동식 지휘소’ 대기만 했다

일산백송 2022. 8. 11. 22:33

국민 11명 잃는 동안, 윤석열표 ‘이동식 지휘소’ 대기만 했다

등록 :2022-08-11 07:00수정 :2022-08-11 20:35

서영지 기자

재난 발생 때 청와대 벙커 대신
24시간 쓴다던 국가지도통신차
폭우 피해 지속에도 언급 0번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안전이 걸려 있는 위급한 상황이면 단 1분1초라도 공백 생겨선 안 된다. 대통령이 퇴근하면 서초동 자택에 (이동용 지휘소인) ‘국가지도통신차량’을 24시간 운영할 것이다.”(2022년 3월24일)“국가지도통신차량을 확인했는데 시설이 정말 잘 돼 있더라. 특히 재난안전 통신망이 잘 갖춰져 있어 산불 등으로 국민 안전이 위태로우면 영상이 실시간 전송되고, 관련 장관한테 지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3월26일)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 대통령실로 이전한다고 했을 때 안보공백과 재난대응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윤 당선자도 당시 청와대를 ‘한 톨도 남기지 말고 국민에게 돌려주라’며 안보위기나 재난 등 비상상황이 발생해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를 이용하지 않고, 이 차량을 쓰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미니버스 크기의 국가지도통신차량이 화상회의시스템, 재난안전통신망, 국가비상지휘망 등을 갖추고 있다고 홍보했다. 또 이 차량이 윤 대통령이 ‘이동 시’에 함께 하며 서초동으로 퇴근하고 난 뒤에는 아크로비스타 근처에 24시간 정차하며 비상상황에 대기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수도권 물난리 사태 동안 국가지도통신차량의 존재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은 집중 호우가 쏟아지던 지난 8일 저녁부터 9일 새벽까지 “집에서 전화를 통해 실시간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차량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사망 11명, 실종 8명(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1일 오전 11시 기준)에 이르는 집중 호우 사태 동안 국가지도통신차량은 대기만 하고 있었던 셈이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저 내부에 국가지도통신차량과 비슷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각종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며 “국가지도통신차량을 이용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날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께 정부를 대표해 죄송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