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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이야기

교황이 말한 행복 10계명에 하나 더한다면

일산백송 2014. 9. 3. 10:20

[이시형 박사의 건강칼럼] 교황이 말한 행복 10계명에 하나 더한다면
삼성스포츠 | 입력 2014.09.02 13:06 | 수정 2014.09.02 16:15

원래 8월 삼복더위는 명량 앞바다를 진격하는 왜구들마냥 기세가 등등한 법인데,
올해는 뒤늦은 장마 때문에 폭염 기세가 한풀 꺾여서 그런지 그 어느 해보다 가을이 일찍 찾아온 듯한
느낌입니다.

폭염은 수월하게 넘겼지만, 온갖 종류의 사건사고들이 우리를 평탄케 내버려두지 않았던 여름이었습니다.
세월호의 충격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군대 내 폭행 문제가 터져 많은 부모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했습니다.
또 멀쩡한 도로 여기저기에서는 싱크홀이 생겨나 붕괴 위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비상 깜빡이가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도로의 싱크홀이 언제 우리를 삼켜버릴 지 모를 시한폭탄 같은 존재라면, 

이와 같은 공포와 불안, 스트레스는 바로 마음 속의 싱크홀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하신 교황에게 많은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고, 진정 힐링이 되었다며
이구동성으로 얘기하고 있는 것도, 

어찌 보면 오늘날의 한국 사회가 정신건강 위기의 시대라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특히 교황께서는 방한 직전 한 외신과 가졌던 인터뷰에서, 이 시대의 행복 10계명을 제시하셨습니다.
하나하나 읽어보면 모두 공감 가는 말 뿐입니다.
제가 즐겨 하는 잔소리 중 하나인 식사 때 TV를 끄고 대화 나누기 같은 말도,
제가 백 번 떠드는 것보다 가정 내 대화의 중요성을 전파하는데 큰 힘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10가지에 행복의 비밀을 하나 더 덧붙이고 싶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고개를 드는 것입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오늘 회사에 가서 어떤 일을 할까', '저녁 약속에는 어디에 가지'
이런 당면한 문제만 생각하다보면 차창 밖으로 보여지는 한강의 눈부신 반짝거림이나,
바람에서 느껴지는 달짝지근한 가을 향기 같은 것들이 온전한 내 것이 될 리가 없습니다.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전형적인 가을 하늘이 좀 아니면 어떻습니까?
흐리고 구름 낀 하늘이라도 태양 빛을 느끼고, 바람의 노래를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좋은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잠시 짧은 시간이나마 내가 고개를 들고 자연과 교감하는 순간,
하루는 당신에게 특별한 날이 되는 것입니다.

고개를 들면 내가 늘상 보아왔던 눈높이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무한 개인주의를 벗어나 나와 한번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이 되어 볼 수 있습니다.
'당신도 그럴 수 있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또 구부정했던 허리가 펴지면서 눈높이가 올라가니 자연히 시야가 넓어집니다.
좁은 시야에서는 들어오지 않았던 주변의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가족이 보이고, 친구가 보이고, 이웃과 동료가 보입니다.

숲체험을 할 때 숲해설가들이 '뱀눈으로 세상보기'라고 해서
눈썹 옆에 거울을 하나 대고 자연을 둘러보라고 합니다.
행여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땅만 보고 걷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뱀눈 뜨기 훈련을 시키게 되면 다들 "오늘에서야 비로소 진정한 숲을 보게 됐다"고 말합니다.
울울창창한 나무들이 그리는 스카이 라인, 옹달샘 같은 멋진 숲 속 하늘 한 자락에 비친 내 삶의 풍경들… . 

'고개듦' 이라는 작은 행동 하나로 인해 자그마한 삶이 주는 엄청난 즐거움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영혼을 삼켜버릴 지 모를 마음 속 검은 구멍에 빠지지 않는 방법, 역설적이지만 바로 고개들기입니다.

교황이 말한 행복 10계명

1. 자신의 삶을 살고 다른 사람도 스스로 살게 내버려두라.
2. 마음을 타인에게 열자.
3. 조용히 나아가라.
4. 삶에 여유를 찾자.(식사 때 TV끄기 등)
5.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쉬자.
6. 젊은 세대에 가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줄 혁신적 방법을 찾자.
7. 자연을 존중하고 돌보자.
8. 부정적 태도를 버리자.
9. 남을 개종시키려 하지 말고 남의 신념을 존중하자.
10. 평화를 위해 움직이자.

칼럼니스트 : 이시형 박사(힐리언스 선마을 촌장)